박지성(24)이 한국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 진출했다.
박지성의 에이전트인 FS코퍼레이션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잉글랜드 명문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박지성의 원 소속 구단인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간의 이적료 협상이 600만 유로(약 74억원)에 타결됐다”며 “이에 따라 박지성의 이적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맨체스터가 처음 제시한 500만 유로보다 100만 유로가 많은 액수이다.
박지성은 이날 메디컬 테스트를 받기 위해 영국으로 출국하기 앞서 인천 공항에서 “힘든 결정이었으나 도전할 가치가 있고 성공할 자신도 있다. 맨체스터에는 나를 아는 사람들이 없지만 빠른 시일 내에 실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그 동안 유럽무대 적응을 이끌어준 거스 히딩크 감독의 잔류 요청 때문에 고심을 거듭해 왔으나 최근 빅 리그에서 꿈을 펼치겠다는 뜻을 굳히고 맨체스터행을 결심했다. 이 같은 의사를 접한 히딩크 감독도 박지성과의 전화 통화에서 “가서 잘 했으면 좋겠다”는 격려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성의 배번은 2002한ㆍ일월드컵 당시 달았던 배번 ‘21’번으로 확정됐다. 연봉은 정확히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300만 유로(약 37억원)로 추정되며 계약 기간은 2005~2006 시즌부터 4년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지성의 총 수입은 4년 연봉 148억원을 포함, 출전 및 승리수당, CF출연 등 초상권을 이용한 마케팅 수입을 합칠 경우 최소 200억원대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여 축구갑부의 반열에 올라설 전망이다.
한편 박지성은 22일 오후 런던으로 출국해 맨체스터로 이동, 23일 맨체스터 구단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귀국해 26일 국내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어 7월초 다시 영국으로 건너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공식 입단식을 가진 뒤 팀의 프리시즌 트레이닝에 합류한다. 맨체스터는 7월23일부터 홍콩 중국 일본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투어에 나설 예정이며, 이 때 박지성은 공식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 긱스·킨 노쇠… 미드필드 경쟁 치열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J리그(교토 퍼플상가)와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을 거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성한 박지성은 7월23일 시작하는 극동아시아투어(홍콩, 중국, 일본)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본격적인 포지션 경쟁에 나서야 한다. 박지성의 강점은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해내며 섀도우 스트라이커, 윙플레이어, 공격형 또는 수비형 미드필더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해낼 수 있다는 멀티 플레이어라는 점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4-4-2 및 4-3-3 포메이션을 병행하고 있어 박지성은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루드 반 니스텔루이-웨인 루니로 이어지는 최전방 공격수보다 뒤를 받치는 중앙미드필더나 측면 미드필더가 유리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공격라인과 미드필드 라인을 놓고 보면 주전 경쟁이 쉽지 않은 양상이다. 폴 스콜스와 로이 킨은 주전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는데다 라이언 긱스와 알란 스미스 등도 여전히 녹록치 않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어 주전 자리를 꿰차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최근 들어 긱스의 노쇠 기미가 눈에 띄는 만큼 측면 미드필더나 킨의 체력 저하로 공백이 예상되는 중앙 미드필더 자리를 노려볼 만 하다. 하지만 긱스나 호나우두의 대체요원으로 활용될 수도 있어 전천후 백업멤버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지성이 둥지를 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축구종주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자랑하는 최고의 명문클럽. 1878년 창단해 리그 최다인 프리미어리그 15회, FA컵 11회, 챔피언스리그 2회(1969.1999년), 컵위너스컵,유러피언수퍼컵 각 1회 우승의 위업을 이뤄온 팀이다.
미국의 스포츠재벌 말콤 글레이저가 최근 인수해 입장료 인상 조치로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지만 맨체스터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구단으로 꼽힌다. 2003~04 시즌 1억5,700만파운드(2,875억원)의 수입을 올렸고 이중 5,170만파운드(946억원)를 순수익으로 남겼다. 맨체스터는 이번 시즌 첼시, 아스날에 이어 리그 3위에 머물렀다.
여동은 기자 deyuh@hk.co.kr
■ "실력으로 입증… 히딩크 전화로 격려"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에서 잉글랜드 명문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박지성은 22일 런던행 비행기에 오르기에 앞서 실력으로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금 심정은.
“어제 저녁 연락을 받았다. 이미 결정이 났던 일이기에 생각만큼 기쁘지 않다. 최고의 팀에서 도전을 하게 된 만큼 자부심도 느낀다.”
-이적을 놓고 고심을 많이 했는데.
“주위 사람들이 도움을 많이 주셨다.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고 성공할 자신감도 있어서 결정을 내렸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팀이다. 축구선수라면 당연히 가고 싶어할 만하다.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많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천천히 적응하는 것을 기다려줄 여유가 없을 지도 모른다.
“물론 거기에는 나를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내 실력을 빠른 시일 안에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러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
-이적이 결정된 후 히딩크 감독과는 통화를 했나.
“긴 이야기는 하지 못했고 ‘가서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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