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차 남북장관급 회담 이틀째인 22일 양측은 첫 전체회의를 열고 수석대표 기조발언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다. 남북은 기조발언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면담에서 논의됐던 북핵 해법, 남북관계 정상화 방안을 공통적으로 밝혀 회담의 순항을 기대하게 했다.
북측 회담 관계자는 “남북 모두 장군님과 정 장관이 지난 주에 면담한 내용을 주로 제기했다”고 전했다. 남측 회담관계자도 “우리는 면담 내용을 바탕으로 기조발언을 했기 때문에 조금만 세부협의를 하면 합의할 사안이 많다”고 말했다. 따라서 남북 수산협력회담, 항공회담, 8ㆍ15 기념행사, 이산가족 상봉행사 등 6ㆍ17 면담 때 거론됐던 사안은 실무적인 조정 절차만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또 농업협력을 위한 남북간 회담체 구성도 특별히 제안했는데 남측도 이에 공감해 합의가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나 북측은 10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회의, 3차 장성급 군사회담 등의 개최 문제는 기본발언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남측 관계자는 “김정일 위원장이 이미 추인한 사안이기 때문에 7월 중 개최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가장 큰 장애물인 북핵 문제 논의도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엿보였다. 북측은 기본발언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며 우리의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북측은 6ㆍ15 행사 축소 이유로 내세웠던 스텔스 전투기의 한국 배치 문제도 언급하지 않는 등 실질적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처럼 남북은 일단 핵문제 해결의 원칙에 대해 공감한 만큼, 남은 문제는 공동보도문에 어느 수준의 표현을 담느냐 이다.
하지만 대북 식량 지원,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등 일부 사안에서는 난항도 예상된다. 북측은 이날 예년 수준(40만톤)의 식량지원을 요청했다. 또 지난 18일 대한적십자사에 요청한 15만톤의 추가 비료지원 문제도 재확인했다. 그러나 남측은 추가 비료지원문제는 적십자회담에서 논의하고, 대북 식량지원은 북측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남측은 특히 국군포로ㆍ납북자 문제를 다룰 적십자회담의 7월 중 개최를 요청했지만 이 역시 쉽게 합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남북은 2002년 9월 4차 적십자회담에서 국군포로ㆍ납북자 문제를 협의하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본 상태다. 또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가 착공되면 본격 협의키로 했기 때문에 면회소 착공 시기가 확정되면 순차적으로 해결될 수도 있는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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