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복합쇼핑몰 내 팝콘가게 분양. 멀티플렉스 8개관 입주 확정. 지하철 O호선 개통. 팝콘 원가는 판매가의 25%, 인건비 제외하고 60% 이상 남는 장사입니다.’ 얼마 전 메일함을 열었더니 상가분양과 관련한 광고성 메일이 도착해 있었다. 눈길이 확 꽂힌 부분은 ‘팝콘 원가 25%’ 바로 이 부분이었다.
미국은 2월말부터 16주 연속 극장 관객수가 하락세다. 최근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 3’도 이 사태를 막지 못해, 85년의 17주 연속 하락 기록이 갈아치워질 가능성이 높다.
AP통신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관객수 감소의 원인은, 집에서 DVD를 통해 영화 감상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DVD, VHS를 통하지 않고, 극장을 찾겠다는 이는 22%에 불과했다.
극장 가기 싫다는 이유를 들어보면 재미 있는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팝콘’이다. “DVD 빌리는 데는 겨우 3달러가 든다. 극장에 한 번 가 봐라. 팝콘에 콜라까지 사면 20달러도 넘게 든다”(뉴욕의 한 남성), “남들 먹는 팝콘 냄새에, 웃고 떠드는 소리에 시달리면서 극장 가기가 싫다”(58세의 여성)는 것이다.
영화는 거의 유일하게 먹으면서 볼 수 있는 공연 장르인데, 팝콘을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컵 홀더에는 빅사이즈 콜라 한잔 꽂아놓아야 영화 볼 준비가 된 느낌이다.
‘극장+팝콘+콜라’를 한꺼번에 떠올리게 된 이면에는 극장의 상술이 숨겨져 있다. 미국 극장의 전체 수익 중 매점 수입이 60, 70%에 달하고, 국내 극장들도 명확히 밝히진 않지만 절반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람료는 영화사와 나눠 갖지만 매점 수익은 오로지 극장 몫이기 때문에 불공정 거래임을 알면서도 악착 같이 외부 음식 반입을 금지 하고 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영화계도 관객수 감소로 근심이 깊다. 주변에서도 팝콘 때문에 극장을 안 간다는 사람을 종종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바가지 씌우며 팝콘 파는 극장을 대신해, 이들은 어떤 방법으로 영화를 볼까 궁금했다. 미국에서라면 DVD를 사서 영화를 보겠지만, 그렇지는 않는 것 같다. 대신 밤새 다운로드 받느라 힘들었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극장관객도 감소하고 DVD도 불황이라면 이건 최악이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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