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22일 120억 달러(12조원)를 투자해 인도 오리사주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고 광산을 개발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오리사주 정부와 체결했다.
이번 투자는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 사상 최대 규모로, 해외에서 독자적으로 쇳물부터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일관제철소를 짓기는 세계 철강 역사상 처음이다.
포스코는 오리사주 파라디프 지역 500만평 부지에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연산 1,200만톤 규모의 고로(高爐ㆍ용광로) 4기를 순차적으로 건설한다.
이를 위해 8월 중 현지 법인을 설립한 뒤 부지 조성을 위한 정밀조사 등 타당성 검증을 거쳐 연말까지 최종 투자협약(MOA)을 체결하고, 2007년초 부지 조성 공사에 들어가 2008년초부터 본격적인 제철소 건설공사에 나설 계획이다.
포스코는 연간 300만톤의 슬래브(철강 반제품)를 생산하는 1기 고로를 2010년 6월까지 건설한 뒤 여기서 나오는 슬래브를 인도 현지에서 판매하고 국내 철강 수급상황에 따라 일부는 한국으로 들여온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또 오리사주 정부로부터 인도 제철소가 향후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인 6억톤의 광권을 확보했다. 오리사주 정부는 포스코의 프로젝트 일정에 맞춰 철도와 도로, 용수, 전력 등 인프라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이구택 회장은 이날 나빈 파트나이크 오리사주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주정부 청사에서 열린 조인식에서 “포스코는 자원보유국인 인도에서 경제성 있는 철강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됐고, 인도도 일관제철소 유치를 통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게 돼 양측 모두 윈윈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포스코는 현재 포항과 광양에 고로 10기를 운영, 연간 3,000만톤의 철강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1998년과 1999년, 2001년 세계 1위 조강생산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미탈스틸, 아르셀로 등 세계 유수 철강업체들이 국경을 초월한 인수ㆍ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우는 바람에 현재는 조강생산량에서 세계 5위로 뒤쳐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장기적으로 국내 생산량과 인도 등 해외 제철소 건설 등을 통해 5,000만톤 이상의 조강생산능력을 갖춰 세계 2,3위의 철강업체로 올라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국내 1인당 철강 소비량은 세계 최고인 1,000㎏에 육박하고 철강재 수요 증가세도 둔화하고 있어 국내에서는 대규모 설비 확장이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라며 “인도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는 해외로 눈을 돌려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하면서 글로벌 생산능력을 확대, 성장 경영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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