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21일 이라크 재건 국제회의 참석차 출국하면서 “최근 미국 고위관리들이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언급한 것은 현 남북 화해분위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 장관의 이례적인 유감 표명은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의 관리가 20일 “미국이 폭정이라는 말을 한달 만 하지 않으면 발언 철회로 간주,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고 밝힌 직후 폴라 도브리안스키 미 국무부 차관이 한 세미나에서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로 지칭한 데 따른 것이다.
반 장관은 특히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으로 남북 화해의 물꼬가 터지는 등 좋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면서 “이런 모멘텀을 살리기 위해서는 관련국들이 세심히 배려하고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불필요한 언행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반장관은 이어 “브뤼셀 이라크 재건회의에서 만날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에게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고위당국자도 “미국쪽에서 북한이 좀 듣기 싫어하는 여러 표현들이 나오고 있다”며 “6자회담 진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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