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켈리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002년 10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당시 통역을 담당한 김동현(69) 씨가 20일 밝혔다.
김 씨는 이날 워싱턴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켈리 당시 차관보가 평양에서 강석주 외교부 제1부상에게 ‘미국이 HEU 프로그램 문제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으나 그 증거를 보여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켈리 전 차관보는 평양에서 돌아와 베이징(北京)과 서울에서 “강 부상이 HEU 프로그램을 시인했다”고 발표해 2차 핵위기가 점화됐으나, 북한측은 6자 회담 등에서 이를 일관되게 부인해왔다.
그는 “당시 북한의 강석주 외교부 제1부상도 ‘우리가 HEU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명시적 표현을 쓰지는 않았다”면서 “그러나 당시 미국이 갖고 있던 증거나 발언의 전체 맥락 등으로 미뤄 누가 보더라도 HEU 프로그램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ksi8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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