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환경단체가 광복 60년과 종년 60년의 의미를 되새기며 한ㆍ중ㆍ일 3개국 바닷길을 연결하는 ‘Peace & Green Boat 2005’행사가 8월13일 아시아의 화합과 평화를 기원하며 닻을 올린다.
8월 28일까지 2만4,000톤급 크루즈 ‘후지마루(富士丸)호’를 타고 한ㆍ중ㆍ일 3개국 주요도시를 순회하며 열리는 이 행사는 한국측에서 환경재단과 한국일보사 MBC가, 일본측에서는 환경단체 ‘Peace Boat’가 공동 주최자로 참여하고 삼성전자와 포스코가 후원한다. 환경재단과 ‘Peace Boat’는 21일 선상 학술ㆍ문화행사와 다양한 기항지 프로그램을 확정했다.
▦선상 학술ㆍ토론행사
도쿄(東京)를 출발하는 8월13일 첫 행사로 최열 환경재단 상임이사와 요시오카 타츠야(吉岡達也) ‘Peace Boat’ 공동대표가 ‘전후 60년, 한일시민이 함께하는 동아시아 바다여행’을 주제로 행사의 역사적의미 등을 설명한다. 특히 김지하 시인과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의 선상 대담에서는 한일관계를 재조명하고 불신과 대립을 해소하는 한일 협력방안 등을 제시한다.
또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는 ‘한반도의 과거, 현재, 미래’라는 주제로 일제 식민지 지배, 민주화 과정, 남북교류 등 한국의 근ㆍ현대사를 소개한다. 강명구 서울대 교수와 이시재 가톨릭대 교수는 600여명의 한일 참가자들과 함께 ‘한일관계 터놓고 말해보기’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한다. 이밖에 ▦대중미디어에서 나타나는 한일 이미지 특징비교 ▦야스쿠니(靖國)와 독도 ▦오키나와(沖繩) 변천사 등 다양한 주제의 강연과 참가자 토론이 마련됐다.
▦선상 문화 행사
보름간에 걸친 유익하고 즐거운 항해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됐다. 특별 이벤트인 ‘코리아 나이트’에서는 한국의 음악과 춤, 민속의상 등을 일본 참가자들에게 소개한다. 또 한국인에게는 낯설지만 일본에서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담’도 선보인다. 8월 21일은 ‘문화 축제의 날’로 정해 300㎙트랙 선상에서 운동회는 물론 노래경연대회, 바둑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가수 장사익 안치환, 가토 도키코(加藤登紀子)의 콘서트도 마련됐다. 행사 마지막 날 밤에는 참가자들이 여행기간 맺은 우정의 표시로 선물을 교환하며 석별의 정을 나눈다.
▦기항지 행사
이 행사는 광복 60년, 종전 60년을 맞아 개최되는 만큼 8월15일 부산에서 열리는 ‘광복절 60주년 기념식’에 초점을 맞췄다. 기념식에는 일본인들도 참석, 과거사를 반성하며 화해와 협력을 다짐한다. 후지마루호가 인천에 정박하는 동안 외국인들은 판문점을 시찰한다. 중국 단둥(丹東)에서는 압록강으로 이동, 먼 발치에서나마 북녘 땅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상하이(上海)에서는 중국의 발전상과 환경보호운동을 살펴보고 오키나와(沖繩)에서는 원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오우라(大浦)만 인근 숲 등을 방문한다. 또 일본 시민ㆍ환경단체와 마찰을 빚고 있는 미군기지에 대한 설명도 예정돼 있다.
마지막 기항지인 나가사키(長崎)에서는 원폭 60주년을 맞아 전쟁의 참상을 되새기며 아시아의 비핵화를 선언한다. 환경재단은 29일 오후 2시 강남구 섬유센터빌딩 17층에서 여행설명회를 개최한다. 참가비는 1인당 400만원(미성년자 200만원)이다. 자세한 내용은 환경재단이 개설한 투어 홈페이지(www.greenboat.org)를 참조하면 된다. 문의 (02)725-488
송두영 기자 dysong@hk.co.kr
■ 한중일 각계 지도급 인사 대거 승선
‘Peace & Green Boat 2005’ 프로그램에는 한국과 일본의 일반 신청자 600명(각 300명) 외에 양국의 정계, 학계, 문화ㆍ예술계 등 각 분야의 거물급 인사가 대거 참여한다. 중국의 학계인사도 다수 포함됐다.
한국측 인사로는 차기 대권 예상후보자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지키고 있는 고건 전 총리를 비롯, 김지하 시인, 이세중 환경재단 이사장, 이종훈 전 중앙대 총장, 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 등이 참여한다. 또 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와 오세훈 변호사,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함께하며 강명구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한경구 국민대 국제지역학부 교수가 주요 프로그램의 강사로 직접 나선다. 예술계에서는 가수 장사익, 안치환씨와 소설가 이윤기씨, 건축가 승효상씨도 포함됐다.
일본측 인사로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이며 최근 일본의 우경화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씨가 참여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또 다카하시 테츠야(高橋哲哉) 도쿄대 교수, 우이준(宇井純) 전 오키나와대 교수 등 진보학자 다수가 참여한다. 문화인류학자로 ‘슬로라이프’를 저술한 쓰지 신이치(한국이름 李珪)도 강연할 예정이다. 이밖에 국제정치학자인 이종원 릿교(入敎)대 교수, 제일동포 2세이며 가수이자 배우인 조박씨가 참여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가수 중 한 명인 가토 도키고(加藤登紀子)의 선상 스테이지도 마련된다.
중국에서는 칭화(淸華)대 NGO연구소장이며 중국 NGO를 이끌고 있는 왕밍(王名) 교수와 최근 한ㆍ중ㆍ일 공동역사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사회과학원의 부핑(步平) 근대사연구소장 등 학계와 환경운동가 다수가 참여한다.
송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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