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 군사정부의 박정희 의장은 한일 국교정상화 회담에서 8억 달러의 청구권 보상금을 받아내려 했다고 김종필(사진) 전 자민련 총재가 21일 밝혔다.
이날 오랜 침묵을 깨고 NHK 방송의 한일 국교정상화 40주년 특집 프로그램 ‘클로즈업 현대, 고뇌의 선택 일한 조약의 진상’에 출연한 JP는 1962년 11월 자신과 오히라 마사요시(大平正芳) 일본 외무성 장관과의 회담을 앞두고 박정희 대통령이 “8억 달러를 받아 오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JP는 이에 대해 “당시 일본의 외환 보유고가 명목상으로는 14억 달러, 실질적으로는 8억달러 뿐으로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깜짝 놀랐다. 그래서 힘들다고 대답했더니 (박 의장이) 다시 ‘받아 내라’고 말해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JP는 이후 오히라 장관과의 회담에서 ‘김ㆍ오히라 메모’를 작성해 총 6억 달러의 자금을 받아내는데 합의했다.
JP는 또 “회담과정에서 일본측은 ‘일본은 일본의 사정이 있다’며 한국이 주장하는 ‘청구권’ 개념을 ‘경제협력’ 명목으로 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JP는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 수교협상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 “인간이든 국가든 기회는 한번 뿐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일본과의 국교정상화를 통해 국민이 잘 살게 되면 이해해 줄 것으로 믿었다”고 밝혔다.
JP는 1월 한일협정 문서가 공개된 이후 모든 언론의 인터뷰 신청을 거절한 채 침묵해 왔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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