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경계초소(GP) 총기난사 사건의 원인을 둘러싸고 ▦병영문화의 전근대적인 폭력성, ▦신세대 군인들의 나약함 등 두 갈래의 진단이 나오고있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 신세대 병사들의 사고방식과 병영문화 사이의 간극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한다. 따라서 하루빨리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유사한 사건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이고 자유분방한 신세대들의 행태는 집단적인 속성이 강한 병영문화 속에서 갈등을 빚기 일쑤다. 전방에서 소대장으로 있었던 현역 이모(27) 중위는 “집합시켰을 때 늦으면 예전엔 일단 잘못을 인정하고 보는 분위기였는데 요즘엔 왜 늦었는지 변명부터 늘어놓는 경우가 많다”며 “소속감이나 집단의식이 부족하고, 오히려 그 자체에 거부감을 갖기도 한다”고 말했다.
군이 얼차려와 구타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병사들의 기대수준을 따라가기란 역부족이다. 군 관계자는 “그렇다고 군을 사회단체처럼 운영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며 고충을 토로했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인격적 모독을 참지 못해 수류탄을 던지고 총을 난사하는 상황까지 예상해 병력을 ‘유리잔’ 다루듯 하다가는 군기 유지가 아예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부대에서는 지나친 후임병 눈치보기로 통솔이 어려워지는 경우도 빈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직과 규율이 생명인 군 조직의 특수성을 살리면서 신세대 문화와의 갈등을 줄이는 방법으로 ‘적절한 동기부여’를 제시한다. ‘군대 가는 것은 시간낭비’라거나 ‘돈 없는 사람만 군대 간다’는 의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군에 대한 막연한 충성심과 자부심 강요로 군기를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김종엽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근본적으로는 모병제 전환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우선 군대를 ‘갈만한 곳’으로 바라보는 사회ㆍ문화적인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군 복무에 대한 동기부여를 위해 밖으로는 군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쇄신ㆍ홍보하고 안으로는 부대시설 개선 등 실질적 처우개선을 이루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 중위도 “사회가 변했기 때문에 군 기강만 잡는다고 해결할 문제가 아니고 군 입대 전부터 왜 군대에 가야 하는지, 뭘 배우게 되는지에 대한 긍정적인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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