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GM사태 등으로 일부 헤지펀드의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청산하는 헤지펀드들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전환사채(CB) 차익거래와 신용 파생상품을 전략으로 삼는 헤지펀드는 GM 회사채 등급 급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때문에 헤지펀드발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경고가 외신 경제면의 헤드라인을 연일 장식하고 있고, 21일엔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미국 부동산 버블의 원인이 헤지펀드에 있다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헤지펀드가 국채를 너무 많이 사는 바람에 채권 금리가 떨어져 투자자들이 부동산으로 몰렸다는 것이다.
아시아 금융위기의 주범으로도 여겨지는 헤지펀드는 한마디로 금융시장을 교란하는 ‘악의 축’처럼 보인다. 큰 폭의 레버리지효과(낮은 금리로 외부자금을 빌려 원금을 현물에 단순 투자했을 때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를 노리기 때문에 위험도가 매우 높은 금융상품이라는 부정적 인식도 팽배하다.
그러나 헤지펀드는 ‘울타리’ ‘위험 방어책’이라는 뜻의 ‘hedge’라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양한 금융기법을 사용해 시장의 영향을 덜 받으면서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를 말한다. 주로 주식과 채권을 ‘매입’하는데 주력하는 일반 펀드와 달리, 매수와 동시에 공매도를 해 시장이 상승하든 하락하든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과거 200%에 달했던 레버리지 비율도 지금은 수십% 가량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무엇보다 금융시장의 비효율성을 노려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그 전략이 일반 펀드와 달리 매우 복잡한 게 특징이다.
결국 한두 개 헤지펀드에 ‘올인’한다면 GM사태 등이 터졌을 때 큰 손해를 보겠지만, 다양한 전략을 지닌 헤지펀드에 분산투자를 한다면 시장의 상승 하락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절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이다. 최근 헤지펀드 지수에 투자하는 공모 펀드가 생겼으니 자산배분 관점에서 한번 연구해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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