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는 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체가 많다. 가장 으뜸이 앙상블 모데른이다. 이 단체는 영국의 런던 신포니에타, 피에르 불레즈가 이끄는 프랑스 파리의 앙상블 앵테르콩탕포렝과 더불어 현대음악 연주로는 세계 최고다.
앙상블 모데른은 2003년 독일에서 ‘당대 문화의 등대’로 임명됐다. 지난 25년간 새로운 음악을 소개하고 작곡가들과 꾸준히 함께 작업하면서 현대음악의 지평을 확장해온 단체에 걸맞은 명예로운 칭호다.
예술의전당이 음악당 재개관 축제를 마치는 무대에 앙상블 모데른을 초청했다. 7월 2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공연한다. 한국에는 2003년 통영국제음악제 초청으로 처음 왔으니까 2년 만이다.
앙상블 모데른은 1980년 음악 전공 대학생들의 오케스트라인 ‘융에 도이체 필하모니’ 내 19명의 다국적 연주자들로 출발, 87년 독립했다.
현재 고정단원은 8개국 20명이고, 그때그때 객원 연주자들을 끌어들여 다양한 편성의 작품을 연주한다. 연간 100회 이상 공연을 통해 매년 70곡 이상 레퍼토리를 늘리고 그 중 20곡 이상이 초연일 만큼 현대음악 개척자로서 이들의 활동은 정력적이다.
젊은 작곡가들에게 작품을 위촉하고 현대음악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다. 단원 전원 합의에 의한 민주적 운영방식으로도 유명하다. 상임지휘자나 음악감독은 처음부터 없었다. 언제 어디서 어떤 곡을 누구와 할 것이냐는 물론이고 재정문제까지 단원들이 함께 결정함으로써 독특하고 다양한 활력을 유지하고 있다.
내한공연 프로그램은 15인의 독주자를 위한 쇤베르크의 ‘실내 교향곡 1번’부터 윤이상의 ‘8중주’ ‘플루트, 오보에, 바이올린을 위한 3중주’까지 다양한 편성으로 돼 있다.
쇤베르크의 ‘실내 교향곡 1번’은 오케스트라의 주요 악기들을 성부마다 1대씩 편성해 실내악과 오케스트라의 중간 형태를 띤 곡으로 현대음악 앙상블 편성의 모델이 된 작품이자 앙상블 모데른의 데뷔작품이기도 하다.
쇤베르크의 제자 베노 작스가 실내악으로 편곡한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 영국 소장 작곡가 조지 벤저민(45)의 ‘At First light’, 독일 중견 작곡가 만프레트 슈탄케(54)의 ‘프랑크푸르트 뮤직박스’도 연주한다. 쇤베르크와 슈탄케의 곡은 한국 초연이다. (02)580-1300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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