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린 합동조사단의 연천 최전방경계초소 총기 난사사건 중간수사결과 브리핑에서는 유가족들과 합조단의 열띤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유족들은 우선 국방부가 이번 사고를 선임병들의 언어폭력에 시달려온 후임병이 분을 못 이겨 저지른 사고로 규정한 데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유가족 측은 사고현장 방문과정에서 이뤄진 생존 사병들과의 면담, 피의자 김모 일병의 수양록 등에 언어폭력이나 가혹행위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사실을 근거로 들며 “군이 고인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합조단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은 사안이긴 하나 본의 아니게 유가족에게 누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또 사고 이후 군의 늑장대응으로 부상자들의 후송이 늦어지면서 사망자가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고 이태련 상병의 유가족은 “생명에 직접 위협을 주지 않는 허벅지에 총상을 입고도 간단한 지혈조치조차 제대로 하지 않아 후송 중 사망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합조단은 이에 대해 “그 부분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브리핑 직후 가진 질의ㆍ응답과정에서 합조단 관계자가 사고 부대 내 계급별 인원구성, 사체에서 나온 총알의 개수, 상급부대의 사고발생보고 접수시각 등 기초적인 내용에 대해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답변만을 반복하자 유족들은 “군이 제대로 수사도 하지 않은 채 발표부터 서둘렀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