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전선 최전방 경계초소(GP) 내무반에서 총기를 난사했던 김모(22) 일병은 범행 이틀 전 부대원을 살해키로 결심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합동조사단장인 박철수(준장) 육군본부 인사근무처장은 20일 “김 일병이 17일 선임병으로부터 심한 욕설과 함께 질책을 받은 뒤 평소 인격 모욕을 당한 데 앙심을 품고 선임병 등을 살해할 것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일병은 올해 1월 GP투입 이후에도 수 차례 “수류탄과 총으로 쏴 죽이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육군은 사고부대가 GP경계지침서를 위반하고 탄약지급절차를 지키지 않는 등 경계근무의 기강이 문란했던 사실도 밝혀냈다. 육군은 지휘 책임을 물어 해당 부대 및 상급부대 관련자를 엄중 문책한다는 방침이다. 또 GP경계지침서를 보완하는 한편, 각 부대의 장병 기본권 보장 교육을 강화하고 장병 기본권 전문상담관 제도를 조기에 도입할 방침이다. 육군은 사고GP의 병력 교체를 예정보다 2주일 앞당겨 이날 부대원을 전원 후방으로 빼내고 교대병력을 투입했다.
이번 사고로 희생된 8명의 장병들은 순직으로 처리돼 국립 대전현충원 안장대상이라고 국방부 측은 밝혔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날 조사관을 현지에 파견해 정밀조사를 벌였다. 인권위는 김 일병이 언어폭력 등에 시달려 왔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앞으로 부대원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구타ㆍ가혹행위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김정곤 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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