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이란의 개혁정당들이 24일 결선투표를 앞두고 실용적 보수파로 분류되는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란의 대표적 개혁정당 이슬람이란참여전선은 19일 “이란은 군부가 선거와 정치에 직접 개입하는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하며 혁명수비대나 민병대와 연계된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테헤란 시장이 집권하는 상황만큼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흐마디네자드는 1차투표에서 예상을 뒤엎고 2위를 차지, 라프산자니의 결선투표 맞상대로 떠올랐다.
이슬람이란참여전선은 당초 라프산자니 후보의 강력한 라이벌로 기대됐던 무스타파 모인 전 문화ㆍ고등교육장관을 지지했었다. 역시 개혁적 성향의 이슬람혁명무자헤딘조직도 라프산자니를 지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은 실용주의적 정책을 강조하고 있으나 중도보수적 성향을 가진 보수파의 거두이다. 개혁정당들이 이념ㆍ정책상 차이에도 불구하고 라프산자니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것은 결선투표에서 아흐마디네자드가 당선될 경우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 집권 동안 진행된 사회개혁이 물거품이 될 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선거 보이콧과 라프산자니 지지 사이에서 고민하던 끝에 강경보수파의 집권 저지라는 차선책을 선택한 것이다.
AFP 통신은 서민층에 인기가 높은 아흐마디네자드의 돌풍을 잠재우는 데는 라프산자니가 개혁파로부터 얼마나 표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라프산자니 후보도 이날 결선투표를 겨냥한 선거운동을 본격화하며 “선거를 더럽힌 극단주의자들에 반대해 나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알리 라리자니 전 국영방송 사장 등 보수파 후보들은 아흐마디네자드에게로 표를 결집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파 후보 중 모하마드 바카르 칼리바프 전 경찰청장은 라프산자니 편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선거개입 의혹 등 선거부정 논란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콘돌리사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란 대선이 민주주의적 미래에 다가가고 있는 것 같지 않다”며 선거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대선 절차의 비민주성을 비난한 것이 오히려 보수적 유권자의 표를 결집시킨 것으로 분석되는 등 미국의 비판이 개혁파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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