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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용 사장 "그냥 내버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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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용 사장 "그냥 내버려둡니다"

입력
2005.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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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사람들이 ‘야구장에도 잘 안가고, 말도 안하고 참는 걸 보면 신기하다’고 합디다.”

프로야구 감독 23년의 경험으로 따지자면 김응용 사장이 선동렬 감독에게 왜 할말이 없겠는가 마는 그는 경기나 선수에 관해서 선동렬 감독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시즌 3개월이 되도록 김 사장은 선 감독의 얼굴을 딱 두 번 봤다고 한다. 한번은 5월8일 리틀야구 어린이시상식 때였고, 또 한번은 LG를 상대로 40승을 거두던 16일 이수빈(삼성생명 회장)구단주가 코칭스태프와 점심식사를 하던 자리였다.

구단 사장이니만큼 수시로 삼성경기를 관전하지만 말없이 왔다가 말없이 가는 경우가 많아 구단직원들도 김 사장이 경기장에 왔었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선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김사장은 해태 감독시절부터 묘한 징크스가 있었는데 ‘사장 얼굴만 보면 경기에서 꼭 지더라’는 것이다. “사장이 굳이 경기장에 앉아있을 필요 없잖아요. 16일(잠실 LG전에서 삼성이 1-2로 끌려가다 9회초 5-2로 역전승)도 지는 줄 알았다니까.” 선 감독과 경기장에서 마주치는 걸 꺼리는 쪽은 오히려 김 사장인 셈이다.

최근 삼성이 시즌 처음으로 4연패를 당할 때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위로도 하고 부담도 덜어 줄 겸 코칭스태프와 저녁식사를 한번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김 사장은 “그럴 필요도 없고 그냥 내버려두면 됩니다”라고 막았다고 한다.

70년대 국가대표 감독시절부터 외부 개입을 싫어했던 그였던 만큼 이 모든 것이 선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30년 감독 경험에서 우러난 원칙이다. ‘자율야구의 원조’로 불리는 그의 야구철학 밑바탕에 깔린 ‘Let It Be(내버려 둬라)’ 정신일 것이다.

그는 “내가 감독이나 코치에게 뭐라 한마디라도 했다 하면 신문에서 얼마나 난리를 치겠느냐”면서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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