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미국과 수교하고 우방국가가 된다면 장거리 미사일과 대륙간 미사일을 모두 폐기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김 위원장과의 면담 결과를 보고하면서 “기존에 발표하지 않은 3가지 내용 중 하나”라며 이 같이 밝혔다.
정 장관은 “김 위원장이 ‘북미수교 시 일반적으로 1개 국가가 가질 수 있는 것만 제외하고 장거리 및 대륙간 미사일을 폐기하겠다’고 했다”며 “전제가 있지만 북측 최고당국자가 장거리미사일 폐기 용의를 밝힌 것은 북한 미사일문제 해결의 단초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이 밝힌 나머지 2가지 비공개 내용은 △김 위원장의 대북 지원 첫 사의 표명 △경의선 철도 우선 개통 등이다.
정 장관은 “동해선 구간의 일부 구간(강릉-고성)에 철도가 부설되지 않아 동해선 연결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기존의 경의선ㆍ동해선 동시연결 원칙을 백지상태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철로가 연결된 경의선이 우선 개통돼 개성공단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정 장관은 또 “김 위원장은 ‘남쪽의 여러 분야에서 관심을 갖고 도와주는 데 대해 남쪽 정부와 국민에 사의를 표하니 전해달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남측 지원에 대해 사의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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