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세력이 운영해 온 고문실과 고문도구가 미 해병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현장에는 이라크인 4명이 심하게 구타당한 채 족쇄에 묶여있었다. 수니파 저항세력의 거점이었던 팔루자 등에서 고문실 20여 곳이 발견된 적이 있지만 생존자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해병은 이라크 카라빌라 지역의 한 건물에서 고문실과 전깃줄, 올가미, 수갑 등 고문 도구, 위조 여권, 진통제, 폭탄 제조법 등을 발견했다. 해병은 현장에서 2005년 초판 ‘성전 행동강령’이라는 574쪽 짜리 소책자도 입수했는데 여기에는 ‘최고의 인질을 선택하는 법’, ‘이교도 참수의 정당성’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생존자 중 한 명인 아메드 이사 파씰(19)은 “그들은 매일 많은 사람을 죽였다”고 말했다. 22일전 사막의 작은 마을 라보트에서 어머니와 점심을 먹다 2명의 괴한에 끌려온 뒤 전기 고문을 당하고 고무 채찍으로 얻어 맞았다. 발견 당시 채찍 자국과 전기 충격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곰보 자국이 온 몸 곳곳에 새겨져 있었다.
그는 “전기 고문은 내 몸에서 영혼을 떼어내는 것처럼 느껴졌다”면서 “전기고문을 당하다 비명을 지르고 충격으로 몸이 솟아 오르면 마구 얻어 맞았다”고 말했다.
파씰은 자신이 괴한에 잡혀 온 것은 이라크 군에서 일했던 경험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지난 해 이라크 군에 입대했다가 9개월 전 동료 10여명이 죽는 것을 보고 군 생활을 그만뒀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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