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일병은 경계 근무 중이던 후방초소를 이탈한 지 단 15분 만에 범행을 끝내고 초소로 복귀했다. 특히 김 일병은 총을 맞고 신음하는 동료를 눈 앞에서 확인사살하는 냉혹함을 보여 충격을 주고 있다.
20일 육군 합동조사단 조사에 따르면 김 일병은 19일 새벽 2시30분께 다음 근무자를 깨운다며 수류탄 1발과 25발 들이 탄창 2개를 소지한 채 내무반으로 향했다. 김 일병은 내무반에서 소총을 몰래 빼낸 다음 화장실로 가서 무장을 끝낸 뒤 내무반에 돌아와 수류탄을 던졌다.
내무반에는 김 일병의 초ㆍ중학교 동창생이자 부대에서 단짝이던 천모 일병도 자고 있었다. 그는 폭음을 뒤로 한 채 상황실로 향했다. 근무 중인 상황병들을 사살해 사건이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였다.
이 과정에서 김 일병은 체력단련실에서 나오던 GP장 김종명 중위(사망)와 상황실에서 나오던 후임 GP장 이모 중위에게 난사했다. 이 중위가 상황실 안으로 피신하면서 제압이 어렵게 되자 김 일병은 취사장으로 이동, 조정웅 상병을 향해 소총을 난사했다.
김 일병은 다리에 총을 맞고 쓰러져 신음하는 조 상병을 향해 다시 사격을 가해 사살했다. 김 일병은 이와 관련, “조 상병이 무척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악의는 없었고 무덤덤하게 죽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사장에서 나온 김 일병은 새 탄창으로 갈아 끼우고 다시 내무반으로 들어갔다. 수류탄 투척으로 아수라장이 된 내부반에서 동료들을 향해 25발 들이 탄창이 소진될 때까지 무차별로 난사했다.
대부분의 사망자는 이 때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일병은 또 다른 초소인 전방초소로 가다 이모 상병과 마주치자 사살을 시도했지만 실탄이 떨어져 실패했다. 이 상병이 “여기에 왜 왔느냐”고 묻자 “지시를 받고 왔다”는 거짓말로 둘러대며 자신의 후방초소로 복귀했다. 2시45분이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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