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실패에 대한 비난여론으로 지지율이 곤두박질하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이라크 암초’에 걸렸다.
이라크전을 적극 지지했던 공화당 중진들이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정책을 ‘실패한 정책’이라고 비난한 데 이어 부시 대통령이 전쟁을 벌인 뒤 대량살상무기(WMD)가 발견됐다는 식으로 구실을 꿰맞췄다는 비밀문건이 언론에 폭로됐다.
최근 5차례 이라크를 방문한 조지프 바이든 의원(델라웨어)은 19일 “행정부는 장밋빛 그림을 그리지만 이라크의 현실은 그 반대”라며 “국경지역 경비가 제대로 안돼 테러리스트 양성소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척 헤이글 의원(네브래스카)은 “부시 정부의 이라크 정책은 현실과 단절됐다”며 “미군은 이라크 전쟁에서 지고 있고 사정은 더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존 매케인 의원(애리조나)도 “이라크가 치안력을 확보해 미군이 철수하려면 2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AP 통신은 이라크의 WMD에 대한 정보가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는 전쟁을 일으키기에 충분치 않다는 2002년 3월 22일 영국 외무부 피터 리키트의 메모를 공개했다. 영국 정부는 부시 행정부에 전쟁을 일으킨 분명한 근거가 있느냐고 계속 물었지만 부시 정부는 오직 사담 후세인 정권의 교체에만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미국은 국제법에 위반된다는 영국 측의 지적에 아랑곳 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18일 “우리는 공격 받았고 그래서 전쟁을 일으켰다”며 “테러 집단에 의해 이라크는 자유 세계 안보의 시험장이 됐으며 우리는 승리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미군은 이라크 군과 함께 18일 시리아 접경지역인 서부 안바르주 카임과 바그다드 서부 라마디 주변지역에 1,000여 명의 병력을 투입, 대대적인 반군 소탕작전을 벌여 무장 세력 50여명을 사살하고 100여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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