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성범 의원은 최근 발생한 경기도 연천 전방 총기난사 사건은 "단순한 우발적 사고가 아니라 노무현 정부의 안보불감증에서 기인하는 국가안보 차원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20일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이같이 말하고 "민주화를 명분으로 시도돼 온 사병의 인권개선 등 군무력화 시도 속에서 군의 절대적 존재이유인 국방과 안보의 가치가 미약해지고 군의 특수성에서 기인하는 특유의 계급체계 및 조직특성이 부정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 정부는 우리가 싸워야 할 적이 북한인지 미국인지를 헷갈려하면서 과거 군인들의 투철한 사명감과 군인정신을 약화시켰다"면서 "정체성이 약화되고 자신감을 상실한 사병들의, 피아(彼我)를 구분하지 못하는 심리적 공황상태가 상급자의 사소한 지시나 모욕에도 ‘죽이고 싶다’는 광적 반감 내지 ‘죽고싶다’는 심리적 나약함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분단국가에서 태어나 아직도 분단상황에 살고 있는 우리 현실을 잊어서는 안된다"면서 "과거 정권유지 차원에서 안보가 악용되면서 희생자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안보는 그 중요성이 부정됐을 때는 우리가 수천년 쌓아온 모든 것을 한순간에 날려버릴 수 있는 중대 명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유와 인권만을 말하기에 우리의 현실은 결코 간단치 않으며 자유에는 그만큼 책임도 뒤따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의원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장남(37)과 차남(34)의 병역 면제와 징집검사 문제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지난해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장남은 90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연령(만35세)을 초과해 징집을 면제 받았고, 차남도 사실상 해외 이민을 간 상태”라고 해명한 바 있다.
다음은 박 의원의 글 전문.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입니다.
지난 19일 새벽 경기도 연천 모부대에서 한 병사가 내무반에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군당국은 처음엔 상급자 언어폭력에 의한 우발적 사고였다고 했다가 이후 범행이 사전모의됐다며 이번에는 여자친구와의 실연, 컴퓨터게임狂 등 個人史로 몰고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우발적 사고가 아니라 노무현 정부의 안보불감증에서 기인하는 국가안보 차원의 문제입니다. 민주화를 명분으로 시도돼온 사병의 인권개선 등 군무력화 시도 속에서 군의 절대적 존재이유인 국방과 안보의 가치가 미약해지고 군의 특수성에서 기인하는 특유의 계급체계 및 조직특성이 부정되기 시작했습니다.
현 정부는 우리가 싸워야 할 적이 북한인지 미국인지를 헷갈려하면서 과거 군인들의 투철한 사명감과 군인정신을 약화시켰습니다. 정체성이 약화되고 자신감을 상실한 사병들의, 彼我를 구분하지 못하는 심리적 공황상태가 상급자의 사소한 지시나 모욕에도 ‘죽이고 싶다’는 狂的 反感 내지 ‘죽고싶다’는 심리적 나약함으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사건이 자유로운 신세대 군인들이 군대라는, 상대적으로 닫힌 사회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문화적 충격에서 기인한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또 군대내 폭력을 정당화할 의도도 없습니다.
하지만 분단국가에서 태어나 아직도 분단상황에 살고 있는 우리 현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과거 정권유지 차원에서 안보가 악용되면서 희생자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안보는 그 중요성이 부정됐을 때는 우리가 수천년 쌓아온 모든 것을 한순간에 날려버릴 수 있는 중대 명제입니다.
네티즌 여러분의 자유정신을 존중합니다. 자유가 얼마나 좋은지 저라고 왜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자유와 인권만을 말하기에 우리의 현실은 결코 간단치 않으며 자유에는 그만큼 책임도 뒤따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나라를 지키다 목숨을 잃으신 8명의 장병과 그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하며 안타깝고 비통한 마음으로 네티즌 여러분께 몇자 적어봤습니다.
2005년 6월20일 박성범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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