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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피보호자 존중하는 성년후견제도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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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피보호자 존중하는 성년후견제도 돼야

입력
2005.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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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후견이란 만20세가 넘는 성년이면서도 판단능력이 떨어지는 자를 정도에 따라 후견인으로 하여금 보호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우리사회는 2000년이 되면서 65세 이상 노인이 전인구의 7%가 넘는 고령화사회로 진입했다. 프랑스, 독일, 영국과 미국이 성년후견제를 채택했고, 일본도 2000년 4월부터 채택하였다.

우리 현행법에도 한정치산자, 금치산자라는 무능력자제도를 두고 있다. 그러나 피보호자를 거래관계에서 소외시키고 호적에 무능력자임이 기재되어 한정치산, 금치산선고를 받는 것을 꺼리게 되었으며, 후견인이 무능력자의 재산을 잘 관리해주는 경우보다 남용하는 일도 적지 않은 등 문제점이 많다. 실제 이용건수가 연간 100여건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유명무실한 제도가 됐다.

따라서 새로 도입하는 성년후견제도는 고령화사회에서 치매성 고령자나 정신지체인 등을 사회활동에서 소외시키지 않고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제도가 되어야 한다.

우선 무능력자에게 남아 있는 잔존능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판단능력이 부족한 사람도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눠 본인이 할 수 있는 것과 보호자의 권한을 달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피보호자 본인의 의사가 반영돼야 한다. 판단능력이 온전할 때 미리 후견인을 정해두는 제도(임의후견제도)의 도입과 후견인 선임 시 본인의 의사와 희망을 가능하면 반영해 주어야 할 것이다.

현재는 후견인이 될 자의 의사가 고려되지 않고 법정 순서에 따라 선임돼 올바른 후견을 기대하기 어렵다. 법률에 의해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보다는 누가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지 고려해 정해야 한다.

또 전문 직업인과 법인도 후견인이 될 수 있도록 해서 재산문제는 변호사나 법무사의 조력을 받고, 신상감호나 보호를 위해서는 사회복지사의 조력을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

후견인 수도 필요하다면 2인 이상이 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행법의 보호는 재산관리에 중점을 두지만 개정법에서는 신상감호도 중시해야 한다. 보호자의 권한을 현재처럼 포괄적으로 인정할 것이 아니고 오로지 피보호자의 이익을 위해서만 후견하도록 한정해야 할 것이다.

누구나 노인이 되고 판단능력도 떨어지게 된다. 잔존능력이 있음에도 활용하지 못하거나, 판단능력이 떨어지는데도 보호책을 강구하지 않아 피해를 당하면서 살 수는 없을 것이다. 노년의 행복한 삶과 장애인을 둔 부모의 사후 자녀의 재산보호를 위한 제도로서 성년후견제도가 성공적으로 장착이 되었으면 한다.

이영규 한양대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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