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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 위의 이야기] 시장에 자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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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 위의 이야기] 시장에 자두가 나왔다

입력
2005.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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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일 중 자두를 가장 좋아한다. 매년 여름에 첫 자두가 나기 시작해 가을에 그 자두가 들어가기까지 아내 말로는 우리집의 단일 음식물로는 자두 값이 가장 많이 들어간다고 한다. 매일 한 소쿠리의 자두를 먹어야 하루가 간다.

지난해 가을 마지막 자두를 먹으며 그 중 하나를 랩에 잘 싸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는데(자린고비처럼 틈틈이 꺼내 눈요기라도 하려고) 어제 그 냉동 자두를 치웠다. 지난해엔 5월29일에 첫 자두를 먹었는데(나는 매년 봄눈이 마지막 내린 날과 자두 처음 먹은 날만은 꼭 기억할 만큼 눈과 자두의 신도다) 올해는 6월의 3분의 2가 지난 어제서야 첫 자두 맛을 보았다.

내가 사는 공동 주택 단지에도 몇 그루의 자두 나무가 서 있다. 그 나무들의 자두는 언제 익을 셈인지 아직 열매가 작고 파란데 이 크고 붉은 ‘공주 자두’는 공주시의 어느 과수원 어떤 자두 나무에서 열리는 것일까.

지난해엔 어머니가 시골집 마당가의 자두를 박스째 따서 보내 주시기도 했다. 올해는 또 어머니가 얼마나 많은 자두를 따 보내주셔야 이 여름이 갈까. 시장에 자두가 나왔다. 자두와 함께 신나고 즐거운 여름이 시작되었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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