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보험과 증권 등 다른 금융부문 사업을 함께 영위하는 겸업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구본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9일 ‘국내 은행의 겸업화 동향과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은행들은 앞으로 수익기반의 안정성을 다지기 위해 가계 여신과 주택담보 대출 등 가계중심의 영업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는 은행간의 경쟁을 촉발해 이자수익의 효율성을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최근 은행들이 경쟁이 심해지면서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주택담보 대출 등 주요 상품의 금리를 낮춰 판매하는 ‘덤핑경쟁’에 앞 다퉈 나서 “도를 넘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과다경쟁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2001년 3.00%였던 국내은행의 순이자마진율이 지난해 4ㆍ4분기에는 2.82%로 떨어진 상태다.
이같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은행들이 수익기반 다변화를 통해 수익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전략을 수립할 것이며 이는 곧 비은행 부문 겸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구 위원의 분석이다.
구 위원은 그러나, 지나친 겸업화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의 겸업화 요구는 다른 금융권의 핵심업무까지 허용해 줄 것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이 위협 받거나 산업자본과 금융자본 간의 견제관계가 훼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 위원은 “겸업화의 장기적인 목표는 국내 금융산업의 성장성과 경쟁력 확보에 두어져야 한다”라며 “국내 순수금융자본이 육성될 수 있는 경쟁여건이나 업무여건을 마련해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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