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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위상 높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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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위상 높아질 듯

입력
2005.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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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면담이 향후 정 장관의 정치적 위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는 이번 면담이 남긴 흥미로운 화제 중 하나다. 정 장관의 북한 데뷔 무대라고 할 수 있는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그만큼 극적이고 비중 또한 컸기 때문이다.

일단 정 장관의 개인 이미지는 상당히 고양됐다는 데 이론이 없다. 북한이 정 장관을 형식과 내용, 모든 면에서 환대하고 명실상부한 대화상대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정 장관은 지난해 7월 장관에 취임한 이후부터 최근까지 김일성 주석 10주기 조문 불허와 탈북자 대량 입국, 북핵 문제 등 악재로 인한 남북관계 경색 때문에 적지 않은 속앓이를 했다. 지난해 12월 시제품 생산을 기념하기 위해 처음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했을 때는 자신의 연설 도중 북한측 대표가 자리를 뜨는 등 홀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면담으로 정 장관의 입지는 크게 달라졌다. 한 측근은 “10개월여동안 정말 마음 고생이 많았는데 큰 짐을 덜었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으로부터 직접 6자회담 관련 메시지를 받았다는 점에서 국제적 지명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이는 ‘대권주자 정동영’의 위상제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다분하다. 우리당 주변에선 “정 장관의 개인 지지도가 5%포인트는 높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러나 정 장관의 앞 길이 마냥 핑크 빛은 아닐 것이란 분석도 엄존한다. 만약 향후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가 실질적 진전 없이 또다시 지지부진할 경우 정 장관에게는 이번 면담이 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정 장관측도 “혼신을 다해 후속조치를 현실화 하고 성과를 내는데 매진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아울러 “이럴 때 일수록 여의도는 쳐다보지도 말아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한편 정 장관은 19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찾아 면담 내용을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핵관련 6자회담 틀은 북한이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만큼 김정일 위원장이 통 크고 시원시원하게 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20일엔 여야 정당 대표들을 찾을 예정인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측이 면담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성사 여부는 유동적이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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