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립기념일은 7월4일. 그러나 흑인 독립기념일은 6월19일이다.’
워싱턴포스트는 18일 미국 흑인사회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는 ‘준틴스데이’(Juneteenth Day) 문화를 소개했다. ‘준틴스’는 미국에서 마지막 노예가 자유인이 된 1865년 6월19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6월이라는 뜻의 ‘June’과 19일을 뜻하는 ‘Nineteenth’의 합성어이다.
미국 남북전쟁 종결 직후인 6월19일, 북군의 고든 그레인저 장군은 텍사스주의 멕시코 만 연안 항구도시인 갤버스턴까지 진군해 텍사스주의 연방 복귀와 멕시코만 일대의 노예들에게 자유를 선언했다. 1863년 1월 1일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선언이 남쪽 끝까지 전달되는데 30개월이 걸린 셈이다. 모두 400만명으로 추정되는 흑인노예 중 이날 해방된 사람은 25만명에 달했다.
텍사스주의 흑인들은 이때부터 이를 기념해 매년 6월19일 바베큐 파티를 열었고, 이는 차츰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흑인들은 올해 ‘준틴스데이’를 맞아 지난 주말부터 거리에서 랩과 소울, 힙합 등 흑인 공연을 펼치고, 음식 좌판을 여는 대대적인 축제를 벌였다. 이웃들을 초청해 파티를 열거나 체육행사로 우의를 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24개주에서 이 날을 공식 기념일로 인정하고 있으며 이중 17개 주는 해마다 기념행사를 벌이고 있다”고 정부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텍사스주는 1980년에, 뉴욕은 지난해 공식기념일로 지정했다.
특히 올해는 미국 상원이 흑인들에 대한 공개처형인 ‘린치’를 금지하는 법의 제정을 막아온 과거를 사죄하는 등의 과거사 규명 분위기와 맞물려 행사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차세대 흑인 지도자로 거론되는 바랙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 등은 ‘준틴스데이’를 국가 기념일로 확대하는 방안을 후원하고 있다. ‘준틴스 기념재단’도 정부가 독립기념일과 동등한 수준으로 기념해 줄 것을 요청했다.
홍석우 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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