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기강 해이가 정도를 넘어섰다는 질타의 목소리가 높다.
19일 새벽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 최전방 경계초소(GP)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8명의 생때같은 목숨이 희생됐다는 소식에 국민들의 가슴은 또 한번 무너져내렸다. 중부전선 인근부대에서 철책선이 뚫린 것이 밝혀진 지 이틀 만에 발생한 사고다.
불과 수백m 앞에 북한군과 마주한 최전방 GP에서 이런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한 것은 단순한 총기사고를 넘어 군 기강이 총체적으로 허물어졌다는 반증이라는 지적도 나오고있다.
육군장성진급 비리와 육군훈련소 인분사건 등에 이은 일련의 대형 군 관련 사고에 국민들의 분노와 불신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총기 난사사건이 군내 고질적인 선임병의 가혹행위에 비롯된 것으로 밝혀져 그동안 군 당국이 내놓은 사고예방 대책과 인권개선, 인성교육 실태 등이 전혀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을 극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군은 올해 1월 육군 훈련소에서 중대장이 훈련병들에게 인분을 먹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 장병 기본권지침을 제정하는 등 관련 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군내 폭력일소를 예하 말단 부대에까지 지시했다.
또 신병훈련소 가혹행위를 뿌리뽑기 위해 육군본부에 ‘인권개선위원회’를, 각 신병교육기관에 ‘인권전문상담실’을 각각 설치하기로 하는 등 장병 인권개선 대책도 내놓았다.
윤광웅 국방장관은 당시 대국민 사과 성명을 내고 재발방지를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하지만 5개월여 만에 또다시 어이없는 사건이 터져 군 수뇌부의 인책론이 나오고있다.
이날 합동참모본부가 밝힌 북한군인의 중부전선 철책선 무사통과 경위도 기막힌 군 기강 해이의 표본이다. 17일 귀순한 북한군 초급병사 리영수(20)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휴전선을 넘기까지 3중의 철책을 통과했다.
리씨는 최북단 추진철책의 경우 하단부의 돌을 파내고 빠져 나왔으며 중간철책은 경계병 출입용으로 설치한 쪽문을 열고, 마지막 철책은 철기둥을 타고 올라가 넘었다.
지난해 10월 철책이 뚫리자 경계로봇 등 과학화 감시장비를 보강하고 근무자 근무형태를 조정하는 대책을 내놓은 지 8개월여만이다.
게다가 이번에 철책이 뚫린 곳이 10월 사고지점에서 불과 5∼6km 떨어진 데다 북한군이 월남한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주민 신고로 출동해 신병을 넘겨받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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