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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기강해이 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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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기강해이 도 넘었다

입력
2005.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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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기강 해이가 정도를 넘어섰다는 질타의 목소리가 높다.

19일 새벽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 최전방 경계초소(GP)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8명의 생때같은 목숨이 희생됐다는 소식에 국민들의 가슴은 무너져내렸다.

인근부대에서 철책선이 뚫린 것이 밝혀진 지 이틀 만에 발생한 데다 불과 수백m 앞에 북한군과 마주한 최전방 경계초소(GP)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군 기강이 총체적으로 허물어졌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육군장성진급 비리와 육군훈련소 인분사건 등에 이은 일련의 대형 군 관련 사고에 국민들의 분노와 불신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날 사건은 총기관리 허술 및 근무태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다. 통상 군부대에서는 내무반 총기보관함에 자물쇠를 채워 총기를 보관하면서 경계근무나 훈련 등 총기반출 시 지휘관의 확인을 받도록 하고있다. 그러나 사고가 난 GP에서는 별도의 잠금장치 없이 내무반 개인 관물대에 총기를 보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계초소 근무자인 김 일병이 초소를 이탈, 수류탄과 실탄을 휴대한 채 내무반으로 들어가는 데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특히 총기 난사사건이 군내 고질적인 선임병의 가혹행위에서 비롯한 것으로 밝혀져 그동안 군 당국이 내놓은 사고예방 대책과 인권개선, 인성교육 실태 등이 모두 효력이 없었음을 극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올해 1월 육군 훈련소에서 중대장이 훈련병들에게 인분을 먹인 사건이 발생하자 군은 장병 기본권지침을 제정하고 신병교육기관에 ‘인권전문상담실’을 마련하는 한편 윤광웅 국방장관은 대국민 사과 성명과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5개월여 만에 또다시 어이없는 사건이 터져 군 수뇌부 인책론까지 나오고 있다.

이날 합동참모본부가 밝힌 북한군인의 중부전선 철책선 무사통과 경위는 더욱 기막힌 군 기강 해이의 표본이다. 17일 귀순한 북한군 초급병사 리영수(20)씨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휴전선을 통과하기까지 3중의 철책을 통과했다. 최북단 추진철책은 하단부의 돌을 파내고 빠져 나왔고 중간철책은 경계병 출입용으로 설치한 쪽문을 열고, 마지막 철책은 철기둥을 타고 올라가 넘었다. 지난해 10월 철책선 절단사건이 발생했을 때 군은 각종 경계강화대책을 발표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한편 19일 오전2시30분께 경기 연천군 중면 OO사단 GP 내무반에서 이 부대 김모(22) 일병이 수류탄 1발을 던지고 K_1 소총 44발을 난사했다. 이로 인해 GP장(소초장) 김종명(26ㆍ학군41기) 중위 등 8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합동조사단은 김 일병이 평소 가혹행위를 저지른 선임병들에게 앙갚음을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초소를 이탈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 盧대통령 재발방지 지시‥尹국방장관 대국민 사과

노무현 대통령은 19일 연천 전방부대에서 발생한 내무반 총기사고와 관련, 윤광웅 국방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사태의 원인과 동기를 철저히 밝혀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통화에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불의의 피해를 당한 장병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부상자 치유와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윤 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충격적인 사고가 발생한데 대해 국방을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대국민 사과를 한 뒤 국군양주병원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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