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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가 조금 더 성의를" 분위기 조성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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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가 조금 더 성의를" 분위기 조성 나서

입력
2005.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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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 이후 정부의 외교적 노력은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막바지 분위기 조성, 6자회담을 진전시킬 수 있는 ‘중대제안’의 위상 강화 등 2가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분위기 조성작업은 북한이 만족할만한 성의가 미국으로부터 나오도록 유도하는 쪽으로 전개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7월에 6자 회담에 나올 용의가 있지만 미국과 더 협의해 봐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김 위원장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각하로 추겨 세우면서도 부시 대통령의 탈북자 면담에 반감을 표시한데 유념하고 있다. 미국이 조금 더 성의를 보여야 6자회담 재개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부는 “6자회담 공전이 미국의 성의 부족 탓이며 공은 미국에 있다”는 김 위원장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 정권의 부도덕성과 김 위원장에 대한 비난을 간간이 던지면서 북한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18일 방한 중이던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에게 완곡한 어법으로 “미 고위당국자들이 북한을 자극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당국자들은 김 위원장의 ‘내달 중 6자회담 복귀 용의’ 발언을 작은 명분이라도 주어진다면 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면서, 미국이 이런 계기를 만들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부는 이제 6자회담 재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재개될 회담에서 협상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우리측의 ‘중대제안’을 손질하는데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준비중인 중대제안에는 북측의 핵 동결과 핵 폐기 등의 세부 단계마다 한국이나 미국이 북측에 제공할 당근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의 6자회담 협상안을 좀더 유연하게 만드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반 장관도 19일 기자들에게 “6자회담 당사국들이 수용할 수 있고, 핵 문제가 실질적으로 해결되는데 도움이 되는 제안을 가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은 30일로 예정된 이근 북한 외교부 미국담당 국장의 방미, 또는 뉴욕채널을 통해 미국측이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보내느냐에 따라 그 성패가 판가름 날 것 같다.

그 결과가 좋다면 한국의 북핵 주도적 역할론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북측이 한국의 역할론을 인정한데다 미국이 화답하는 흐름이 되기 때문이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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