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는 떠나고 대주주는 돌아오고….’
주식시장에서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 비중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상장기업 대주주가 경영권 확보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는 크게 늘고 있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증시에서 개미들의 순매도 규모는 7조7,000억원에 달하는데다, 선물ㆍ옵션시장에서도 퇴장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KOSPI200 선물시장의 경우 개미들의 거래비중(거래계약수 기준)은 2001년 50.5%, 2002년 53.1%, 2003년 55.1% 등 꾸준히 늘었으나, 2004년 48.6%, 2005년 1월∼6월15일 46.3% 등으로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KOSPI200 옵션시장에서도 2001년 66.0%에 달했던 개미 비중이 2003년 52.6%, 2004년 48.2%, 올해 45.1% 등으로 급감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적립식 펀드 등 간접투자가 붐을 이루면서 그동안 주식관련 상품에 직접 투자했던 개인 투자자들이 현물 및 선물ㆍ옵션 모두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경영권 방어 등의 목적으로 상장법인이 사들이는 자사주 규모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물량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어 일부 종목의 경우 ‘주식 품귀’ 현상조차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올 4월까지 1년간 상장법인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5조4,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수 규모(2조5,000억원)의 두 배에 달한다. 자사주는 최대 3년간 매물로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중의 유통물량을 대폭 감소시킨다. 또 적대적 인수ㆍ합병(M&A)에 대비하고 경영권을 안정시키기 위해 대주주 지분 매입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유통물량은 계속 감소할 전망이다.
실제로 6월7일 현재 최대주주의 보유 물량이 전체 발행 주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9.52%로 2003년 말보다 3.46%포인트 늘어났다. 외국인은 22.42%로 1.11%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와 외국인 지분을 제외한 물량을 유통물량이라고 가정할 경우, 총 발행주식의 38% 정도만 시중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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