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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국축구 이유있는 '16강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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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국축구 이유있는 '16강 좌절'

입력
2005.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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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세계청소년축구대회 F조 조별리그가 펼쳐진 인구 10만명의 소도시 엠멘의 축구열기는 대단했다. 시민들은 자국 팀의 경기가 없는 데도 8,500여석의 스타디움을 매번 가득 메웠고 멋진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아낌없이 찬사를 보냈다.

브라질 나아지리아 스위스 등과 F조에 속한 한국은 극적인 역전승과 불굴의 투혼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정작 경기 중엔 엠멘 시민의 박수를 많이 받지 못했다.

승패를 떠나 볼 컨트롤과 드리블, 패싱능력, 슈팅 등 개인기가 4개국 팀 가운데 가장 뒤졌기 때문이다. 특히 브라질전의 경우 한국이 0-2로 밀리던 후반 중반 상당수 관중은 게임이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4강을 목표로 했던 한국은 1승2패로 16행에도 오르지 못했다. 박성화 감독은 “최선을 다했으나 세계 강호들과 상대하기에는 기술과 체력 등에서 부족했다”고 말했다. 스트라이커 김승용도 “직접 붙어보니 개인기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한국축구가 세계 정상권이라고 믿는 국내 팬의 기대와 달리 왜 이런 격차가 발생하는 것일까. 스페인 명문클럽 레알 마드리드에서 지도자 연수를 하고 있는 조광래 전 FC서울 감독의 분석은 이랬다.

“어렸을 때부터 패스와 킥 등 기초기술을 쌓기보다 조직력을 바탕으로 무조건 이기는 축구, 성적 위주의 축구에 목을 매다 보니 유럽이나 남미 선수들에 비해 기본기가 떨어진다. 때문에 강팀을 만나면 힘을 못쓰게 된다. 이런 학교 축구와 유소년 축구의 풍토가 개선되지 않으면 한국축구 발전은 요원하다.” 한국팀의 조별리그 세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가장 절실하게 다가온 지적이었다.

엠멘=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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