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값이 뛰어 돈 번 사람도 많고, 집을 몇 채씩 가진 사람도 보이는데 난 왜 그렇지 못한 것일까. 내 재테크 방식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일까. 지금이라도 부동산에 투자해볼까. 이런 생각을 한 번쯤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게 맞는 옷이 있고 음식이 있듯이, 재테크도 나에게 맞아야 한다. 저축과 투자를 구분해야 하고, 투자와 투기가 다르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절세와 탈세 또한 엄연히 다르므로 무조건 돈을 벌어 모으겠다는 식의 재테크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
일생 전체를 목표로 삼지 않고, 특정시기의 특정분야에만 초점을 맞춘 재테크 행태는 예기치 못한 위험에 처했을 때 오히려 그 동안 쌓아왔던 모든 것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도 있다. “족집게 재테크도 못하면서 부화뇌동하다가 낭패를 당하느니, 차라리 머리 속에서 재테크라는 단어를 과감히 지워버리라”는 얘기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재테크에도 기본이 있고 절차가 있다. 먼저 가족 구성원, 그들의 수입과 자산상태 및 노후자금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생애 주기별로 필요자금과 부족자금을 산출, 평생에 걸친 자금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또 상황이 바뀔 때마다 정기적으로 점검해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재테크와는 차별되는 ‘종합재무설계’이다. 저축의 시대가 지고 바야흐로 투자의 시대가 열렸듯이, 재테크도 이젠 종합재무설계로 업그레이드 해야 할 때다.
종합재무설계는 개인의 일생주기에 걸쳐 일어날 수 있는 광범위하고 다양한 재무 관심사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것이다. 여기엔 부채 및 위험관리, 교육자금ㆍ주택마련, 투자, 세금, 부동산, 은퇴, 상속 등 개인의 모든 재무관심사가 포함된다.
이처럼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개인 종합재무설계는 경제성장률과 금리, 인플레이션, 평균수명 등 경제 전반과 인구 통계학적인 기본지식은 물론, 다양한 금융상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까지 필요하다. 이런 설계과정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혼자 힘으로는 어려우며, 고도의 전문지식과 기술을 가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재무설계 전문가가 무조건 고객을 부자로 만들 수는 없다. 고객의 현재 또는 미래를 위한 재무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상담하고 조언하는 것이 재무설계 전문가의 1차적 임무다. 우선 나의 재무상태를 잘 분석ㆍ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며 상황에 맞는 위험관리를 통한 보험설계, 라이프 이벤트별로 구체적 재무설계에 맞춘 효율적인 투자설계를 통해 풍요로운 은퇴를 준비해야 한다.
그렇다면 나의 재무상태는 어떻게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는 것일까. 몇 가지 지표들을 살펴보자.
우선 가계의 비상예비자금이 있다. 이런 비상자금은 고정지출과 변동지출을 더한 금액에서 소득세를 공제한 금액의 3개월(맞벌이의 경우) 또는 6개월치가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에 예치돼 있을 때 비로소 적정하다고 말할 수 있다.
총부채비율은 소비자 부채와 주거관련 비용 및 모든 부채를 합한 지출금액이 총 소득의 36%이내일 때 적정하다고 본다.
저축비율은 개인 또는 가계소득 대비 연간 저축총액을 의미한다. 이는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지출비용을 제외하고 재무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저축 가능한 금액이 얼마인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한국은행 등의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가구 당 평균저축률은 총 소득의 20~30%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를 적정성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다.
건강은 의사와 상담하고, 법률조언은 변호사에게 구하듯 구체적인 재무상담은 은행PB등 재무설계전문가로부터 받아야 한다.
정리=이성철기자 sclee@hk.co.kr
도움말=정연호 외환은행 영업부 WM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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