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다시 1,000선을 돌파했지만, 투자자들은 미래를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 시점에서 투자자들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일까. 현재의 기업가치나 수급 기반은 1,000선을 정당화하기에 충분할 만큼 양호하다. 사실 대부분의 걱정은 경기 부진과 향후 발표될 기업실적에 대한 불안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필자는 기대에 못 미치는 현재의 경기 및 실적 부진을 위협이 아닌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경기 및 실적이 증시의 악재로 작용하는 경우는 경기 회복세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치거나 다시 하강하는 때일 것이다. 그런데 현재 투자자들의 경기회복 기대치는 3월 이후 이미 하향 조정돼 있다. 따라서 내수 및 수출회복 조짐이 나타나면 주가에 추가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경기회복을 전제로 그 동안 주가가 상승했다면 경기회복을 주가에 추가 반영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주가상승 종목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8월 이후 주가상승은 가치투자가 점차 정착되면서 이익변동 사이클이 안정되고 있는 종목들이 주도해왔다고 볼 수 있다. 전기ㆍ가스 통신서비스 제약 음식료 보험 등은 경기 모멘텀과 크게 관련이 없는 업종이다. 반면 수출과 연관돼 경기 모멘텀이 가장 강하게 투영되는 IT주와 내수경기 회복과 밀접한 은행주 등은 시세가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떨어졌다. 따라서 IT와 은행주는 향후 경기 모멘텀이 살아날 조짐이 보일 경우 한 단계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
물론 경기 모멘텀 관련주에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처럼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이전 고점을 넘어서는 강세를 보일 경우, 그 충격이 과거보다 커질 위험도 존재한다. 하지만 달러 강세와 유가 급등은 양립하기 힘든 가격 메커니즘이어서 유가 급등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수 1,000선에서도 상승 가능성이 내재돼 있는 IT와 은행 등 경기 모멘텀 관련주에 대해 점진적인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 IT는 올 1월과 5월에 이어 7월에 3차 접전을 벌이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승자가 될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 김세중 동원증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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