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7일 면담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탈북자 출신 강철환씨 면담 등을 지적하면서 미국이 대북 협상에서 일관된 신호를 보여줘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부시 대통령이 10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핵의 외교적, 평화적 해결을 강조해놓고 4일 후에는 탈북자 출신인 강 씨를 만나 북한 인권문제를 비판했다”고 지적하면서 “어느 것이 부시 대통령의 진심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발언은 미국이 북한 정권을 협상 상대로 인정하는 태도가 일관돼야 한다는 메시지여서 미측의 반응이 주목된다.
이 당국자는 “김 위원장은 또 미국이 북한의 주권을 인정하겠다고 밝혔지만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달 4일 ‘북한의 스탈리니스트 정권은 주민이 아니라 권력유지를 걱정하고 있어 주민에게는 생지옥’이라고 비난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정동영 장관과 반기문 외교부장관은 19일과 18일 각각 방한 중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를 만나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현재의 긍정적 모멘텀을 살리기 위해서는 미국측도 발언에 유의해달라”는 입장을 전달,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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