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의 삶과 죽음, 문학은 우울하고 슬프고 신비롭다. 끊임없는 의식의 흐름과 명료하게 파악되지 않는 인물성격이, 작가의 생애와 작품을 관통하고 있다. 59세이던 1941년 그는 코트 주머니에 돌을 가득 넣고 강으로 들어가 자살했다. 그의 유서는 페미니즘 운동에 기름을 부었다.
<저는 30년 간 남성중심의 사회와 싸웠습니다. 오로지 글로써. …작가로서의 역할은 여기서 중단될 것입니다. 추행과 폭력이 없는 세상, 성차별이 세상에 대한 꿈을 간직한 채 저 강물을 바라보고 있습니다.>저는>
△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 유별나게 여성인권운동이 끊이지 않았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고디바는 11세기 귀족 부인이었고, 남편은 재정 담당관이었다. 농민들은 세금감면을 호소하고 있었다. 부인이 설득하자 남편이 말했다. “당신이 알몸으로 말을 탄 채 저잣거리를 지나간다면, 세금을 감면하겠소.” 고디바는 남편의 내기대로 했고, 세금은 감면되었다.
그는 미리 “내가 말을 타고 지나가는 동안 보지 말아 달라”고 마을 사람들에게 부탁했다. 여기에 전설이 보태졌다. 호기심을 참지 못한 남자 하나가 문틈으로 그 장면을 훔쳐 보았다. 그리고는 눈이 멀었다.
△ 메리 올스톤크래프트는 ‘정신에는 성별이 없다’고 외쳤던 철학자다. 그는 계몽주의 철학자가 만든 여성 이미지에 반기를 들며, 여성의 완전한 인간적ㆍ경제적 독립을 주장했다.
‘양도할 수 없는 인간의 권리’라는 자유주의적 견해를 여성에게 적용한 것이다. 그의 주장과 저서는 당시의 철학자들에게 철저히 무시되었다. 대신 ‘철학 하는 악마’ ‘여자 모습을 한 하이에나’라는 욕이 돌아왔다. 애석하게도 38세에 아이를 낳다가 세상을 떴으나, 그의 존재는 철학사에 뚜렷이 남았다.
△ 여성운동이 갈 방향은 어디인가. 80개국 2,000명의 여성이 19일부터 이화여대 연세대 등에서 ‘세계 여성학대회’를 연다. 여성의 지위와 문화적 폭력, 농업재편성과 여성농업의 현황, 성매매 등 많은 논문이 발표되고 토론된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남녀가 동등하게 기업의 관리자 지위를 누리는 것은 2270년, 남녀 의원수가 같아지는 것은 2500년께나 될 듯하다. 여성운동가들의 갈 길이 까마득해 보인다.
박래부 수석논설위원 parkr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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