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장관은 17일 밤 서울 삼청동의 남북회담 사무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날 오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단독 면담에서 나눈 대화를 자세히 소개했다.
정 장관은 “2시간 30분 동안 정치와 경제, 군사, 인도적 문제, 특히 핵 문제에 대해 폭 넓고 깊이 있게 대화했다”면서 “매우 진지하고 솔직했으며, 따뜻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브리핑을 마치면서 “김 위원장은 김대중 전대통령에 대한 안부 말씀과 함께 ‘좋은 계절에 초청하겠다’는 말씀을 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늘 오찬 때 북측 배석 인사는.
“김 위원장 외에 연형묵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양건 국방위 참사가 배석했다.”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선언한 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가 유효하다”고 언급했는데.
“김 위원장은 ‘핵을 가질 이유가 없으며, 체제 안전 보장이 관철되면 핵을 한 개도 가질 이유가 없이 다 내놓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포함해 다 와서 보도록 할 것이며, 핵 보유가 목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답방을 언급했나.
“내가 정상회담 문제를 꺼냈고,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적절한 때가 되면 이루어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는 무슨 내용이었나.
“핵 문제를 평화적,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에 대한 노 대통령의 신념과 철학, 그리고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에 특별한 안부 인사를 전할 것을 거듭 요청했고, 한미정상회담을 비롯해 여러가지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는 것을 여러 번 강조했다.”
=지난해 7월 이후 남북관계가 중단된 요인으로 작용한 탈북자 대량 입국 등에 대한 오해는 풀렸나. 또 김 위원장이 참여정부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부정적 사안에 대한 언급은 일체 없었다. 김 위원장은 ‘참여정부가 남북 화해협력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다만 한반도를 둘러싼 대외 정세가 나빴기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6자 회담과 관련해 북한과 미국 간의 협의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이야기 했나.
“북미 사이의 협의를 통해 북측 입장을 전달하고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안다. 이 자리에서 더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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