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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Mr.김'에 김정일 닫힌 마음 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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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Mr.김'에 김정일 닫힌 마음 여나

입력
2005.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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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거칠기만 했던 북미 상호간 수사(修辭)에 유화적인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10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미스터 김정일’로 부른데 이어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정상적인 관계’를 이루겠다고 했고,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16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미국이 북한 체제를 인정하면 미국을 우방으로 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이 미국과 관련해 우방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북미간에 오간 말은 시장 판의 험한 말싸움 수준으로 거칠었다. 1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의회 인준청문회에서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로 규정한 것이 상황악화의 시발점이었다. 북한은 이 발언을 사과하지 않으면 6자 회담에 나올 수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라이스 국무장관이 3월말 한중일을 순방하면서 북한을 ‘주권국가’로 지칭, 다소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부시 대통령이 4월29일 기자회견에서 김위원장을 ‘위험한 사람’, ‘폭군’, ‘허풍쟁이’ 등으로 묘사, 다시 상호 비방전의 불이 지펴졌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다음날 부시 대통령을 ‘불망나니’, ‘도덕적 미숙아에 인간 추물’, ‘세계의 독재자’로 비난했고, 노동신문 등도 ‘특등 전쟁 미치광이’, ‘히틀러 2세’ 등 원색적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5월9일 CNN과의 회견에서 북한을 주권국가로 인정한다는 발언을 했지만, 12일 CNN과의 인터뷰에선 북한을 ‘무서운 정권’, ‘북미 기본합의 파기자’로 비판했다. 북한도 뒤질세라 라이스 장관을 ‘무식쟁이’, ‘거짓말만 일삼는 철면피한 여자’라고 맞받았다.

평양방송도 라이스 장관을 ‘범 무서운 줄 모르는 바닷가 암캐’, ‘암탉’ 이라며 조롱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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