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펀드 전문가게' 생긴다

내년부터 각종 펀드상품을 한자리에서 비교해서 고를 수 있는 펀드 전문 판매점이 생긴다. 또 자산운용사가 아니라도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투자할 수 있는 소규모 사모펀드를 설립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재정경제부는 17일 한덕수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자산운용업 규제완화 방안’을 확정하고, 자산운용업법과 시행령, 금감위 규정 등을 고쳐 올해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키로 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펀드상품 판매 알선ㆍ중개ㆍ권유를 독자적으로 맡는 전문 펀드판매 중개회사를 내년에 도입키로 하고 자산운용업법 개정을 내년 상반기중에 추진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펀드판매 전문가들이 증권회사ㆍ은행ㆍ보험사 등 기존 펀드 판매회사로부터 독립해 여러 금융회사의 펀드상품 들의 장단점을 비교해 소비자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또 자산운용회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10억∼20억원 규모에 투자자 30명 이하의 사모펀드를 설립해 운용할 수 있도록 자산운용법을 내년 상반기중에 개정키로 했다. 현재, 일반 사모펀드는 자산운용사만이 설립ㆍ운용할 수 있으며 사모투자회자(PEF)는 일반인도 설립할 수 있으나 기업 인수합병(M&A)으로 투자대상이 제한돼 있다.

임영록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은 “내년부터는 소규모 영화펀드들이 많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 펀드는 한 영화에 투자한 뒤 해산하는 기존 펀드와는 달리, 여러 영화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아울러 특정 파생상품ㆍ실물자산이나 사모펀드 등에만 투자하는 소형 전문 자산운용사의 설립을 내년 중 허용하고 최소 자본금 요건도 기존 운용사 100억원보다 낮은 30억원으로 낮춰 자산운용사의 전문화를 촉진키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PEF의 활성화를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개인의 PEF 최소 출자금액을 기존의 2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법인은 50억원에서 20억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향후 주식으로의 전환이 전제됐다면 부실채권(NPL)도 PEF의 투자대상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또 창업투자회사, 신기술사업금융업자들이 PEF의 대표격인 무한책임사원(GP)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연기금의 출자금액은 PEF의 출자금 투자의무 비율 산정시 제외해 장기투자 자금을 끌어들이기 쉽게 했다.

또 보험회사의 자회사 대상업종으로 PEF를 포함시켜 보험사들이 PEF의 지분을 15% 초과해 소유할 수 있도록 보험업법 시행령을 내년 중에 개정키로 했다. 이밖에 PEF는 출자 후 1년 내에 출자금의 60%이상을 경영권 참여목적 등에 투자하도록 하는 제한도 ‘2년 내 50% 이상’으로 완화해 올해 하반기중 시행할 계획이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