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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티나 천장화 속엔 '미켈란젤로 코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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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티나 천장화 속엔 '미켈란젤로 코드' 있다

입력
2005.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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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예술의 거장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1475~1564)의 작품 속에 인체 내부의 모습을 포함한 많은 상징이 숨겨져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교황을 선출하는 바티칸시티 시스타니 성당의 미켈란젤로 천장화에서 발견됐다는 이 상징물들로 인해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에 빗대 ‘미켈란젤로 코드’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브라질의 의사이자 예술 애호가인 길손 바레토와 마르첼로 데 올리베이라는 ‘미켈란젤로 미술의 비밀’란 책에서 천장화에 인체 해부학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주장했다고 외신들이 17일 전했다. 1508년 교황 지시로 제작된 프레스코 천장화는 성서의 대표적 장면을 ‘천지창조’ ‘인간의 타락’ ‘노아 이야기’ 3장으로 재현했다. 미켈란젤로는 4년 동안을 누워서 이 천장화를 완성하느라 몸이 만신창이가 됐다. 이 때문에 이 작품은 ‘최후의 심판’과 함께 후세 사가들의 도상학(圖像學)적 분석의 대상이 됐다.

두 의사의 분석에 따르면 38개 부분화로 나눠진 천장화 중 34개에 인체 내부의 모습이 숨겨져 있다. ‘이브의 창조’에서 나무줄기는 기관지를, 창조주를 둘러싼 자주빛 망토는 폐를 묘사하고 있다. 창조주가 생명의 입김을 불어 넣어 인간을 창조한 성서 내용을 상징했다는 것이다. 또 ‘쿠마에의 시빌’ 장면에서 시빌 주변에 걸린 붉은색 주름의 테두리와 흰색의 두루마리는 심장과 횡경막, 대동맥을, ‘리바아의 시빌’에선 어깨 관절이 그려져 있다.

이들은 미켈란젤로가 이런 상징들을 그림에 숨겨 둔 배경으로 당시 르네상스 예술가들이 인체와 해부에 매료돼 있었던 점을 들었다. 당시 교회는 창조주의 피조물인 인간의 해부를 법으로 금지했다. 이들보다 먼저 천장화에서 인체 장기를 찾아냈던 미국 의사 프랑크 매시버거는 ‘아담의 창조’에서 창조주와 천사들 모습은 뇌의 횡단면과 닮았다고 했다. 창조주가 아담에 준 선물, 곧 신적 재능인 지능을 표현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르네상스 미술 전문가인 데니스 제로니머스는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어하는 것만을 본다”고 꼬집었다.

‘시대와의 불화’를 겪은 미켈란젤로의 삶에 비춰 볼 때 ‘코드’논란은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최후의 심판’에서 그는 성인들을 발가벗기고, 천사들은 날개도 없는 못생긴 없는 인물로 그렸다. 한 추기경이 이를 나무라자 그를 지옥의 사신으로 묘사해, 영원히 지옥에 가둬버린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미켈란젤로가 남긴 ‘숨겨진 코드’ 중 대표적인 것은 천장화 가운데 ‘노아의 홍수’에 나오는 방주와 그 오른쪽에 바람에 흔들리는 텐트의 비밀이다. 텐트 안에는 성찬식에 쓰이는 포도주와, 교황의 심볼인 노란색 옷, 교회 승리의 상징인 올리브나무가 그려져 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교회의 해석과는 반대로 방주는 ‘새로운 교회’를, 텐트는 무너져 가는 가톨릭을 의미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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