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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분 깜짝 단독면담…90분간 核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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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분 깜짝 단독면담…90분간 核논의

입력
2005.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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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전격 면담하면서 3박 4일 일정으로 진행된 6ㆍ15 남북공동선언 5주년 통일대축전 참가의 대미를 장식했다.

김 위원장과의 면담 및 오찬

통일대축전 마지막 날 이뤄진 면담은 정 장관이 김 위원장을 예방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정 장관은 오전 10시38분 수행원 1명과 함께 북측의 안내로 검은색 벤츠 리무진을 타고 출발해, 오전 11시 면담 장소인 대동강 영빈관에 도착했다. 정 장관은 단독 면담에서 “북핵 문제를 풀어서 남북 모두 평화롭게 잘 살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고 김 위원장은 긍정적으로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 면담은 오후 1시 30분까지 2시간 30분 동안 이뤄져 1시간 30분 정도는 북핵문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뤄졌고 나머지 1시간 정도는 정치, 경제, 군사, 이산가족 등 광범위한 분야가 논의됐다.

단독면담에 이은 오찬에는 김 위원장이 “과거에 만났던 지인들을 만나고 싶다”며 임동원ㆍ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 최학래 한겨레신문 고문, 김보현 전 국가정보원 3차장 등을 초청해 정 장관과 함께 참석했다. 오찬은 3시 50분까지 2시간 20분동안 진행됐다.

정 장관이 당초 오후 2~3시쯤 돌아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후 4시가 되도록 오지 않자 “얘기가 깊게 진행된다는 의미”라는 관측이 나왔다. 정 장관 일행은 면담을 마치고 오후 4시8분에 숙소로 돌아왔다. 정 장관은 “좋은 대화 많이 나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밝은 표정으로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면담 성사까지

북측이 면담을 통보해온 것은 전날 밤. 우리측이 줄기차게 정 장관과 김 위원장의 면담을 요구한 데 대한 답이었다. 특히 전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정 장관은 노 대통령의 진솔한 뜻을 전했고 이것이 김 위원장을 움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면담이 더욱 극적으로 비쳐진 것은 오전까지도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 정부 당국자는 “전날 밤 면담을 갖기로 합의했지만, 시간과 장소를 북측이 추후 통보키로 해서 대표단내에서도 몇 사람만이 알 정도로 보안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부 언론은 정 장관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사실상 불발된 것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심상찮은 분위기가 감지된 것은 이날 오전 8시께 백화원 초대소 정문에 검색대가 설치된 것이 목격되면서부터. 그러나 이 때까지만 해도 전날 송별 만찬을 베풀었던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예방 가능성이 제기된 정도였고, 정 장관도 백화원 안에 있는 인공호수 주변에서 고문단으로 함께 방북한 최상룡 고려대 교수와 조깅을 하고 있었다.

상황이 급변한 것은 오전 8시 25분께. 정 장관은 수행비서로부터 긴급 보고를 받고 조깅을 중단한 채 곧바로 숙소로 돌아왔고, 도중에 김기남 조선노동당 중앙위 비서와 현관에서 30초 간 얘기를 나눴다. 정부 관계자는 “정 장관이 이 때 시간과 장소를 통보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색대 주변에는 권총을 소지한 북측 요원들이 10명으로 늘어나는 등 주변 경계도 삼엄해졌다. 북측이 정 장관 방 앞 복도에서 대기중이던 남측 취재진에게 자리를 비켜줄 것을 요구해 잠시 실랑이가 벌이지기도 했다. 이어 오전 9시 15분께 김홍재 통일부 홍보관리관이 백화원 3층 프레스센터로 찾아와 면담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면담 소식이 전해지자 통일부 당국자들은 “남북 관계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라며 한껏 고양된 모습이었다. 이날 낮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이 남북회담 사무국을 다녀가는 등 당국자들의 움직임도 긴박하게 돌아갔다.

대표단 도착 및 청와대 보고

정부 대표단은 정 장관이 도착한 뒤 곧 이어 순안공항으로 이동, 오후 5시께 대한항공 전세기를 타고 평양을 출발했다. 정 장관은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청와대를 방문해 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과의 면담 내용을 보고했다. 정 장관은 대통령 보고 후 삼청동 남북회담 사무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위원장과의 면담내용을 발표했다.

한편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한 민간대표단은 17일 오후 3박 4일의 일정을 마치고 KE816편으로 평양순안공항을 떠났다. 민간대표단은 출발에 앞서 “이번 행사기간에 남북 당국이 별도의 회동을 갖고 기념행사를 가짐으로써 615 공동선언 5주년의 의미가 더욱 빛을 발하게 된 것을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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