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이 없는 만남과 솔직한 대화.’홍석현(洪錫炫) 주미 대사는 10일 워싱턴에서 열렸던 한미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간 개인적 우의와 신뢰의 확인을 꼽았다.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의 하룻밤도, 캠프 데이비드 별장 회동 같은 특별한 예우는 아니었지만 2시간 남짓의 실무 회담과 오찬에서 쌓은 신뢰가 한미 관계의 자양분이 되기에 충분했다는 홍 대사식 해석이다.
홍 대사는 이날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배석하면서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부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개인적 신뢰가 큰 역할을 하듯이 한미 관계에서도 두 정상의 우의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허심탄회’‘진솔’등 단어를 이어갔다.
홍 대사는 “특히 노 대통령이 문제를 비껴가지 않고 한국의 입장을 과감하게 설명한 것이 부시 대통령의 성격과 스타일에 맞았던 것 같다”며 한일 관계에 대한 대화를 예로 들었다.
노 대통령이 한일관계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자 부시 대통령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小泉純一郞)일본 총리에게도 “그런 얘기를 하신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노 대통령은 “여러 번 했다”고 답했다. 부시 대통령이 “지금같이 정열적으로 하셨느냐”고 되묻자 노 대통령은 “부드럽게 했다”고 답했고 부시 대통령은 “다음에 고이즈미 총리를 만날 때는 지금처럼 정열적으로 하시는 게 어떻겠느냐, 나는 잘 알아듣겠는데 그 분은 왜 못 알아듣느냐”고 재차 물었다. 노 대통령이 “그 분이 배운 역사책과 내가 배운 역사책 내용이 좀 다른 모양”이라고 대답하자 부시 대통령 등 회담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고 홍 대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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