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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행사에 北대표단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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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행사에 北대표단 초청

입력
2005.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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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표단이 참가한 6ㆍ15 공동선언 5주년 통일대축전 행사가 15일 평양에서 이틀째 일정을 이어갔다.

남북 정부 대표단은 이날 오후 2시 인민문화궁전에서 민간대표단과 별도로 당국간 공동행사를 가졌다. 2000년 6ㆍ15선언 이후 양측 당국이 갖는 첫 기념식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기념사에서 “남북은 6ㆍ15 공동선언을 중단없이 실천해나가야 한다”며 “제15차 장관급 회담부터 한반도 냉전종식과 평화정착을 위한 논의가 본격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특히 8월15일 서울에서 열리는 광복 60주년 기념행사에 북측 당국 및 민간 대표단의 방문을 공식 초청했다.

북측 단장인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 비서는 기념연설에서 ‘우리민족끼리’ 이념을 강조하면서 “책임 있는 당국간 공조를 실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측의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과 북측의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축사로 화답했다. 남북 정부대표단은 공동행사 후 평양 지하철도와 만수대창작사를 참관하고 청년중앙회관에서 열린 북측 가극 ‘춘향전’을 함께 관람했다.

앞서 남북 및 해외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30분 평양 4ㆍ25문화회관에서 6,000여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민족통일대회를 갖고 ‘민족통일선언’을 발표했다.

참가자들은 선언문에서 “남북이 공존ㆍ공영하고 하나의 민족으로 살아가려는 것은 겨레의 한결같은 염원”이라며 6ㆍ15 공동선언 발표기념일(우리민족끼리의 날)을 제정키로 했다.

북측 준비위 안경호 위원장은 “우리에게는 온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을 지켜주고 운명과 미래를 보살펴 주는 힘이 있다”며 ‘핵무기 보유’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으나, 미국을 겨냥한 비난은 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또 6ㆍ15선언 이후 변화된 모습을 소재로 남북이 100점씩 출품한 사진전을 관람했다. 북측 안내원은 특히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찍은 사진을 자세히 설명했다.

평양 옥류관 2층 연회장에서 열린 오찬에서는 남북 양측이 ‘옥류관 냉면’ 등을 화제로 삼으며 환담을 나눴다. 림동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은 “평양에 오셔서 옥류관에 안 들릴 수 없으니까, 옥류관은 이제 남쪽의 옥류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민간 대표단의 일원인 여야 국회의원들은 이날 분야별 모임에서 북측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과 만나 남북 정치분야 교류를 제의했지만 완곡한 거부 입장을 전달 받았다.

한편 14일 밤 박봉주 북한 내각 총리가 주최한 남측 당국 대표단 환영만찬에서는 영화와 노래가 양측의 정서를 이어주었다. 특히 북한 김수학 보건상의 요청에 따라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북측 노래를 부르자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김 보건상은 유 청장이 90년대말 문화유산 답사차 1달간 북한에 체류했다는 얘기들 듣고 자연스레 북측 시와 영화 등에 대한 애기를 나누었다. 특히 유 청장이 당시 북측 안내원이 즐겨 불렀던 ‘이름없는 영웅들’이라는 영화의 주제가를 화제에 올리자 김 보건상이 “한 번 불러 보시라”고 청했다.

유 청장은 ‘남모르는 들가에/ 남모르게 피는 꽃’으로 시작하는 노래를 구수하게 불렀고 참석자들의 힘찬 박수를 받았다. 이 영화는 한국전쟁 말기를 배경으로 70년대말 제작된 29부 대작이며, 북한 스파이의 활약상을 담고 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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