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투표가 실시되는 이란의 대통령선거가 중도-보수-개혁의 3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15일 비공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력한 당선 예상자로 꼽혀온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70) 후보가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과반에는 미치지 못한다.
보수파인 모하마드 바카르 칼리바프(43) 후보와 개혁파 무스타파 모인(54) 후보가 거세게 추격 중이다. 세 번째 대통령직 역임에 도전하는 라프산자니의 지지율은 24~28%, 칼리바프와 모인은 각각 14~16%, 12~15%였다. 관영통신 IRNA가 1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라프산자니가 27.1%, 모인 18.9%, 칼리바프 16.5%였다.
전 혁명수비대 사령관이었던 강경보수파 후보 모흐센 레자이(51)가 보수진영의 표 분산을 막기 위해 후보를 사퇴, 대선 주자는 7명으로 줄었다.
17일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아돌바헤드 무사비 라리 내무장관은 “과반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커 2차투표를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1979년 이슬람공화국 수립 이래 최초로 2차투표가 이뤄질 전망이다.
AFP 통신은 부동층이 20%에 이르고 선거 보이콧을 선언했던 진보 성향 유권자의 태도 변화 등으로 막판에 개혁파 후보에게 표가 몰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레자이의 중도 하차 덕분에 칼리바프가 2차 투표에 무난히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는 “‘종교적 의무’를 수행해 정권에 새 피를 수혈하라”며 보수적 유권자의 표 결집을 촉구했다.
후보들은 16일 마지막 거리 유세를 펼쳤다. 모인 후보를 지지하는 지식인들은 테헤란 시내 광장 20곳 등 전국적으로 100건의 집회를 가졌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6,700만 인구의 절반이 25세 이하인 만큼 젊은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개혁파, 보수파 할 것 없이 대선 후보들이 저마다 ‘변화의 에이전트’를 자처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년간 계속된 높은 실업률과 개혁부진에 따른 실망으로 선거 거부 움직임을 보였던 젊은이들도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이르자 자원봉사로 유세전에 참여하는 경우가 늘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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