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거주하는 60대 교포가 수술을 받을 정도로 큰 상처를 입으면서 호주 국적의 여성과 생후 5개월 된 아기를 두 마리 개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한 사실이 호주 언론에 보도돼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호주 지역 동포들을 위한 인터넷 신문인 호주 온라인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오후6시10분께 교포 이형섭(60)씨는 호주 홈부시 거리에서 유모차를 끌고 가던 호주 여성 제시카 맥닐(17)로부터 도움을 요청 받았다. 공격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핏불 종 개 2마리가 유모차에 탄 생후 5개월된 아들 이사야와 맥닐에게 달려들었던 것.
이씨는 즉시 유모차 앞을 가로 막아 덤벼드는 개들을 막아냈고 개들은 이씨의 손을 물어 넘어뜨렸다. 개들은 넘어진 이씨의 얼굴, 사타구니, 다리 등을 마구 공격했지만 이씨는 물러서지 않았고 그 사이 호주 여성과 아기는 근처에 주차돼 있던 트럭 위로 올라가 개들의 공격을 피했다.
10여분 가량 개들에게 시달린 이씨는 여성과 아기의 안전을 확인한 후에야 인근 집 담을 넘어 도망쳤다. 이씨는 직후 동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인근 병원으로 실려가 입원한 뒤 두 차례 수술까지 받았다.
이씨의 선행은 14일 호주의 한 TV 방송에 소개됐으며 15일에는 호주의 유력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라프에 ‘핏불의 두번째 공격; 개에 물린 영웅, 아기 구하다’란 제목으로 실렸다. 제시카 맥닐은 데일리 텔레그라프와의 인터뷰에서 “이씨가 아니었더라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모르겠다”며 이씨에게 고마워했다.
이씨에게 달려들었던 개 두 마리는 지난달 2일 같은 장소에서 한 행인을 공격해 경상을 입힌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14일 주인의 동의 아래 살처분됐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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