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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스승… 세계적 지휘자 伊 줄리니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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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스승… 세계적 지휘자 伊 줄리니 타계

입력
2005.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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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지휘자 중 한 명인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가 14일 이탈리아 북부 브레시아의 병원에서 91세로 타계했다. 그는 1988년 이후 건강 악화로 지휘봉을 놓은 뒤 지난 수년 간 병석에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지휘자 정명훈의 스승이자 그가 가장 존경하는 음악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정씨는 1980년대 초반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줄리니의 부지휘자로 있었다.

그는 깊고 영적인 음악 해석 뿐 아니라 겸손하고 고결한 인품으로도 존경을 받았다. 그는 “위대한 천재들의 음악에 ‘봉사’하는 것이 지휘자의 임무”라며 ‘음악의 사제’ 역할을 기꺼이 떠맡았다.

“내가 ‘느낄’ 수 있는 음악만 지휘한다”는 자신의 원칙 아래 브람스,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등에 주력했고, 말년에는 브루크너와 말러에 집중했다. 오페라로는 모차르트의 작품을 특히 좋아했으며, 바그너 오페라는 지휘하지 않았다.

이탈리아 남부 바를레타에서 태어나 브루노 발터, 푸르트뱅글러, 멩겔베르크 등 거장 밑에서 지휘를 배웠다. 지휘자로 데뷔한 것은 1944년, 로마가 독일군 점령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산타체칠리아 음악원의 연주회였다.

1951년 라 스칼라 오페라 수석 지휘자가 됐고 1969~76년 시카고 심포니 수석 객원 지휘자와 빈 심포니 음악 감독, 1978~84년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 등을 역임했다.

그가 남긴 많은 녹음 중 베르디의 ‘레퀴엠’과 ‘팔스타프’,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는 역대 최고의 명연으로 꼽힌다.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와 함께 한 1956년의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도 전설로 남아있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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