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고위공무원들의 물밑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심대평 충남지사의 신당 창당움직임이 구체화하면서 신당의 인물 수혈과 고위직 공무원들의 단체장 도전이 맞물려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이에 따라 공무원들이 본업보다는 1년이나 남은 선거출마에만 신경을 쓰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충청지역에서 벌써부터 선거바람이 이는 것은 신당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당측은 새 인물이 필요한 실정이고 공무원들은 기존 정당보다 신당측에 상대적으로 착근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너도나도 가세하는 상황이다.
현재 충남도내에서 출마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는 10여명에 이르고 있다. 현재 출마의사를 밝힌 최고위 인사는 천안시장 후보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임형재(57) 충남도 정무부지사. 시ㆍ군 통합전 천안군수를 지낸 연고가 있어 신당측이 상대적으로 세가 약한 이곳에 불씨를 지피기 위해 주자로 내보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도 유력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에 대해 임 부지사는 “아직 뜻을 세우지도 않았다”며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국ㆍ과장 중 상당수는 오래전부터 민선 단체장에 뜻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군수를 노리고 있는 김영호(58) 충남도 공무원교육원장은 “지역에서 출마를 권유하고 있고 오랜 공직생활을 바탕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도전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복철규(58)도 환경관리과장도 “40여년의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지역발전을 해보고 싶다”며 청양군수직 도전 의사를 밝혔고, 백낙구(58)도의회 의사담당관은 보령시장, 노박래(56) 도 공보관은 서천군수 출마에 뜻을 두고 바닥을 다지고 있다.
부단체장 가운데서는 권녕학(55) 천안시 부시장이 고향인 아산시장직 도전에 뜻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 본인의 의중과는 무관하게 이름이 거론되는 인사들도 있다. 한상기(58) 자치행정국장이 태안군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한근철(55)축산과장은 예산, 김학헌(59) 건설국장은 공주에서 각각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청양에서는 이희경(58) 농림수산국장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지만 본인은 출마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대전에서는 단체장 도전 후보로 거명되는 공무원들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다만 박성효(50) 정무부시장이 서구청장 도전할 유력한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는 정도다.
충북도에서는 한범덕(53) 정무부지사가 청주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 정무부지사는 서울대 동양사학과 동창인 정동영 통일부장관과의 친분이 두터워 여당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권기수(58) 단양부군수는 제천시장 출마를 위해 공직 사퇴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권 부군수는 오래 전부터 ‘낮에는 단양부군수, 밤에는 제천시장’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지역을 챙기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들 외에 아직 뚜렷한 입장표명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김재욱(57)자치행정국장이 청원군수 후보로, 신석균(59) 도공무원교육원장이 영동군수 후보로, 김진식(57)공보관이 괴산군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단체장 도전 후보군들의 이름이 본격 거명되자 유덕준 충남부지사는 최근 도청 회의에서 “출마를 저울질하며 양다리를 걸치는 것은 무책임한 행태”라며 “출마자는 미리 거취를 결정하고 그렇지 않으면 업무에 충실하라”고 당부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공직자들의 때이른 출마준비로 업무를 소홀히 할 뿐 아니라, 직무를 이용해 사전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만큼 기강을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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