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16일 북한을 방문 중인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전날 6ㆍ15 공동기념행사 만찬에서 북한가요를 부른 것을 놓고 한바탕 논란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유 청장이 고위공직자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며 파면요구를 하는 등 비난공세에 나섰고,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대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주요 공직자가 분위기에 휩쓸려서 인민군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유 청장은 대통령에게 아부하고, 북한에 가서는 그런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니 자기 중심이 잡혀있지 않고 공직자의 자질도 모자란 것 같다”고 혹평했다.
같은 당 김용갑 의원은 “이런 자가 최고위 공직에 앉아있는 자체가 국가적 수치이자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대통령은 즉각 유 청장을 파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고위관료가 북쪽의 노래를 부른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본인의 직접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에 우리당 오영식 원내대변인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먼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며 “이런 문제를 놓고 (야당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국방장관을 지낸 조성태 의원은 “왜 그런 노래를 불렀는지 선뜻 이해가 가지는 않지만 문화를 하는 사람들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상황론을 폈다.
반면 민노당 홍승하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공세에 대해 “레드 콤플렉스가 여전한 것이 대단히 유감”이라며 “유 청장이 북한 노래를 부른 것은 북한사람에게 친근감을 주는 작은 일화로 오히려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동국 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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