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의 영향으로 올해 1·4분기 제조업체의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 내수업체들은 형편이 나아졌지만, 수출기업들이 매출과 채산성에서 모두 환율 직격탄을 맞았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4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9.1%로 작년 같은 기간(13.7%)에 비해 4.6%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1,000원짜리 물건을 팔아 작년 1·4분기엔 137원의 이익을 남겼지만, 이번엔 91원밖에 이익을 내지 못했다는 뜻이다.
수익구조의 악화는 환율영향이 가장 컸던 것으로 보인다. 환율에 가장 민감한 수출기업의 경상이익률은 작년 1·4분기 15.2%에 달했으나 올해 1·4분기 7.0%로 ‘반토막’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출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은 1년전 22.6%에서 올 1·4분기엔 1.9%로 곤두박질쳤다. 외형(매출)과 내실(이익) 모두 크게 악화한 것이다.
반면 내수 제조업체의 매출액증가율은 10.3%에서 9.3%로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고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11.6%에서 12.0%로 오히려 다소 개선됐다.
기업들의 설비투자 흐름을 나타내는 유형자산증가율은 0.9% 증가했다. 나빠지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는 수치다.
전반적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현금비축규모도 다소 줄었다. 3월말 현재 상장·등록기업들의 현금보유액은 40조7,000억원으로 작년 말(40조9,000억원)보다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 역시 96.2%로 작년 말(93.7%)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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