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가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내년부터 편입학 전형(조치원 캠퍼스 제외)을 실시하지 않기로 해 수험생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홍익대는 이 달 초 입학전형위원회를 열어 자퇴 미등록 제적 등으로 빠져 나간 인원 가운데 일정 부분을 충원하기 위해 매년 2월 실시해 온 편입학 전형을 폐지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김종욱 입시홍보과장은 “편입학이 제2의 입시로 변질되고 지방대 공동화 현상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일면서 교육인적자원부가 2006학년도부터 전형 횟수를 1회로 한정하고 정원을 축소하라는 방침을 내렸다”며 “학생 1인당 공간 확보율과 교수 확보율을 향상시켜 교육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다 교육부의 방침도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편입학을 폐지한다는 안내문이 게재된 홍익대 홈페이지에는 편입학 전형을 준비해온 수험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한 수험생은 게시판에 “학교 측이 지난해 4월께 2006학년도부터 자연계 편입학 전형에 수학과목을 포함시킨다고 발표해 놓고는 이제 와서 아예 시험을 폐지하겠다고 하는 것은 난센스”라며 “수학 준비를 위해 학원까지 다닌 수험생은 봉이냐”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미대 편입을 준비해 온 수험생들의 불만은 더욱 크다. 미대 편입을 위해 학점은행을 통해 4년제 학사 학위까지 딴 전문대 졸업생 함모(31ㆍ여)씨는 “미대 특성상 학교마다 특화한 분야와 실기과목 등이 있기 때문에 바로 지원학교를 바꾸기는 어렵다”며 “남은 8개월간 다른 학교를 목표로 다시 시작하자니 너무 막막하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의 C미술편입학원의 경우 홍익대 미대 편입을 준비하던 지방대 출신 수험생들이 다른 학교 지원마저 포기한 채 학원에 나오지 않고 있다.
김영편입학원 관계자는 “홍익대는 경쟁률이 30대1에 이를 정도로 중요한 편입학 대상인데 너무 쉽게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며 “수험생 배려차원에서 최소한 1년 정도의 유예기간은 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편입학 전형 실시 여부나 선발 인원 등은 각 학교의 자체 권한이기 때문에 교육부에서 통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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