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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부시는 단세포"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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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부시는 단세포" 맹비난

입력
2005.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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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가이자 라디오 프로그램인 '진중권의 SBS 전망대'를 진행하고 있는 진중권(중앙대 겸임교수)씨는 "한국민들이 북한의 인권유린에 대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처럼 발끈하지 않는 이유는 북한 주민들이 너무 불쌍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15일 '진중권의 SBS 전망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려 이같이 밝히고 김정일 위원장이 밉다는 이유로 부시 대통령처럼 대북제재에 대북공격까지 한다면 고통을 겪는 것은 결국 북한 주민들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부시 대통령이 최근 탈북자 출신 조선일보 기자를 만나 "한국민들은 북한의 이런 실상에 대해 아는가? 왜 인권유린에 대해 분노하지 않는가?"라고 물은 것을 언급한 후 "한국민들도 태어나서 지겹도록 들어온 얘기가 그 얘기인데 설마 책 한 권 달랑 읽은 부시 대통령보다 모르겠는가?"라고 반문하고 "한국민은 부시 대통령처럼 단세포가 아니기 때문에 인권유린에 대해 (부시 대통령처럼) 분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시 대통령이 조선일보 기자에게 "북한 주민들이 무슨 죄가 있는가? 굶주림으로 고통을 겪을 임산부들과 어린이들이 너무 불쌍하다"라고 말한 것을 언급한 후 "그것이 바로 한국민들이 부시 대통령처럼 발끈하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씨는 "김정일이 미워도 어쩌겠는가? 김정일 밉다고 부시 대통령처럼 대북제재에 대북공격까지 하려 들면, 굶주림으로 고통을 겪는 건 누구겠는가? 설마 김정일이 밥을 굶겠는가? 애먼 북한주민들이 굶지. 부시 대통령의 말대로, 북한 주민들이 무슨 죄가 있는가. 굶주림으로 고통을 겪을 임산부들과 어린이들이 너무 불쌍하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일각에서 일고 있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구하기 운동'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보냈다. 그는 "웬만한 잡범들도 그 '과'를 저지르기 전에는 누구나 경제발전에 '공'이 있는 것"이라면서 "(김 전 회장을 옹호하는 것은) '범털'들은 공과를 따지고 '개털'은 과만 따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진씨의 글 전문.

한국민들은 북한의 이런 실상에 대해 아는가? 왜 인권유린에 대해 분노하지 않는가.”

부시 미대통령이 북한의 인권유린을 고발한 책을 쓴 탈북자 출신 조선일보 기자를 만나서 이렇게 물었다고 합니다.

한국민들이 북한의 실상에 대해 아느냐구요? 알고 말구요. 태어나서 지겹도록 들어온 얘기가 그 얘기인데 설마 책 한 권 달랑 읽은 부시 대통령보다 모르겠어요?

그럼 왜 인권유린에 대해 분노하지 않냐구요? 좋은 질문입니다. 그 이유는... 한국민은 부시 대통령처럼 단세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북한 주민들이 무슨 죄가 있는가? 굶주림으로 고통을 겪을 임산부들과 어린이들이 너무 불쌍하다.”

역시 부시 대통령의 말입니다. 한국민들이 부시 대통령처럼 발끈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그거죠. 김정일이 미워도 어쩌겠습니까?

김정일 밉다고 부시 대통령처럼 대북제재에 대북공격까지 하려 들면, 굶주림으로 고통을 겪는 건 누가겠습니까? 설마 김정일이 밥을 굶겠습니까? 애먼 북한주민들이 굶지. 부시 대통령의 말씀대로, 북한 주민들이 무슨 죄가 있나요. 굶주림으로 고통을 겪을 임산부들과 어린이들이 너무 불쌍하지 않나요?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의 속편이 개봉됐습니다. 이름하여 <김우중 일병 구하기> . 이런 일 터질 때면 툭하면 나오는 얘기가 공과를 같이 함께 한다는 거죠.

글쎄요, '경제발전의 공적'을 따지려면 대한민국에 경제발전에 기여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나요? 직장에서 일하는 사무직들, 공장에서 물건 만드는 생산직들, 그 물건 갖다 파는 영업직들, 그 물건 열심히 사주는 소비자들. 재벌 사고치면 세금으로 그거 대신 물어주는 납세자들.

경제발전, 어디 재벌 혼자 하는 일인가요? 웬만한 잡범들도 그 '과'를 저지르기 전에는 누구나 경제발전에 '공'이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언제 법원에서 그 공을 알아주던가요? '범털'들은 공과를 따지고, '개털'은 과만 따지고… 영 씁쓸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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