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을 상으로 평가하는 것을 거부한다”며 1964년 노벨문학상 수상 거부, 시몬 드 보부아르와 계약 결혼, 지칠 줄 모르는 사회참여. 행동하는 지식인의 전범 같던 사르트르는 모두 1만 쪽에 이르는 방대한 저작으로 여전히 자신의 철학을 웅변하고 있다.
사르트르의 저작 중에서 대중적으로 읽기 좋은 건 아무래도 소설 쪽이다. 그의 실존철학을 농축한 대표 논문인 ‘존재와 무’의 개념을 문학으로 형상화한 ‘구토’(1938년), 자신의 사상편력을 다룬 일종의 자서전적 소설 ‘말’(63년)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1946년에 낸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는 실존철학에 배어 있던 허무주의의 냄새를 걷어버리고 지식인의 사회참여 논리를 명쾌하게 풀어낸 명저이다.
사르트르를 소개한 개설서나 논문은 수도 없이 많다. 그의 실존철학을 소개하는 책이 압도적으로 많고, 이어 문학 세계를 설명하거나 대담집 등을 실으면서 그의 일대기를 다룬 책이 있다.
사르트르 사상 전반을 한 눈에 보는 데는 ‘사르트르와 20세기’가 적당하다. 주로 불문학자들이 필자로 참여해 사르트르 대표작에 담긴 사상과 문학적 방법론을 살폈다. 사르트르 철학 전반을 소개한 책으로는 20여 년 전에 나왔지만 신오현 경북대 명예교수의 ‘자유와 비극-사르트르의 인간존재론’이 여전히 훌륭하다.
최근 ‘존재와 무’ 해설서를 낸 변광배 한국외국어대 대우교수는 “한동안 잊혀졌던 사르트르가 프랑스 철학 바람을 타고 최근 다시 재조명되기 시작했다”면서도 “국내에서는 신오현 교수를 제외하고는 사르트르 철학 전공자가 전무한 형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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